무에서 유 창조한 한진해운 수리조선소

무에서 유 창조한 한진해운 수리조선소

취산도(중국 저장성)=기성훈 기자
2009.10.19 07:50

[르포]한진해운 중국 저장성 취산도 수리조선소를 가다

세계 해운물류시장의 '블랙홀'로 떠오른 중국 상하이의 양산(洋山) 항.

이곳에서 여객선으로 약 1시간 30분 걸리는 저장성 조산시 취산도에한진해운(6,610원 ▲50 +0.76%)이 중국 순화해운과 합작해 설립한 수리조선소인 제스코(Zhejiang Eastern Shipyard Co.,Ltd.)가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수리작업이 진행 중인 한진해운의 57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한진 암스테르담(AMSTERDAM)호'. 5500TEU급 컨테이너선은 길이는 국내 63빌딩보다 높고 축구장 2~3개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다.

↑한진암스테르담호가 지난 17일 중국 저장성 취산도에 위치한 수리조선소에서 해치 커버(Hatch coverㆍ화물창 덮개)를 수리받고 있다.
↑한진암스테르담호가 지난 17일 중국 저장성 취산도에 위치한 수리조선소에서 해치 커버(Hatch coverㆍ화물창 덮개)를 수리받고 있다.

독일 선사 NSB가 한진해운에 빌려준 이 배는 지난 10일 수리를 시작해 오는 21일 다시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해운물류연계산업의 본격적인 진출을 시작한 한진해운의 꿈이 취산도에서 새록새록 영글고 있었다.

2년 전만 해도 한진해운 취산도 수리조선소는 '아예 없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이었다. 2007년 3월 터파기 공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부지조성 작업에 들어갈 때만해도 이렇게 빨리 공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돌산을 깎고 바다를 매립해 1단계 공정을 마친 취산도 조선소는 연면적 55만㎡(약 17만평)에 30만 톤급 도크 1기, 15만 톤급 도크 1기와 670m에 이르는 수리 안벽을 보유한 대규모 수리조선소로 변신했다.

↑배를 접안시키기 위한 도크를 만들기 위해 폭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배를 접안시키기 위한 도크를 만들기 위해 폭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공원 크기의 3배 정도 되며 이는 수리조선업에서 세계 최고를 자부했던 현대미포조선의 14만 평을 웃도는 수치다.

이후 2단계 공정으로 50만 톤급 도크 1기와 수리안벽 640m를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서완배 제스코 경영지원 부장은 "수리조선 시황 회복으로 정상적인 운영에 들어가면 연간 150척은 수리할 수 있다"면서 "아울러 이미 2단계 공정을 위한 부지 매입은 끝냈고 3도크의 경우, 기존 380m에서 410m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취산도 조선수리소는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근 4개의 조선수리소 가운데는 상하이 외고교항, 양산항과 가장 근접한 거리에 있어 배들의 접근성이 뛰어나며 단단한 암반을 가지고 있어 도크시설이 들어앉기에 '안성맞춤'이다.

김명식 제스코 사장은 "지리적 위치, 튼튼한 암벽, 깊은 수심 등 조선소로서 최고의 입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스코는 일단 올해 약 45척을 수리, 척당 평균 62만 달러씩 모두 28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이미 지난 4월 당국의 임시 허가를 받고 14척의 선박을 수리하는 등 시험 운영을 마쳤으며 9월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해 해운업 불황에도 약 30척의 예약 성과를 올렸다.

김 사장은 "현재 중국의 대다수 수리조선소를 한 달에 1-2척 정도만 수리하고 있다"면서 "물론 케이라인(일본), 시노트랜스(중국), 한진해운 등 관계사들의 물량이 있지만 신생 수리조선소로서 제스코의 영업실적은 아주 양호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제스코는 타 수리 조선소와 달리 해운사를 모체로 하고 있어 연간 100척 정도의 기본 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 안정적인 수입 확보가 가능하다.

또 국제항해법 상 화물선이 2~3년에 한번 씩 수리조선소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한진해운의 수리조선소는 자사 선박의 수리 스케줄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수익까지 창출해낼 수 있다.

김 사장은 "한진해운의 물량을 비롯, 한진해운이 속한 얼라이언스 선사들 물량을 처리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아울러 소수의 고급 선박을 가진 우량 고객인, 일본 선주들의 물량을 많이 유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는 총 150척 정도의 실적을 통해 (보수적으로 잡아)약 1억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스코는 특히 단순 선박 수리뿐 아니라 신조에 버금가는 선박 개조사업도 진행 중이다. 예컨대 석유제품운반선(탱크선)을 벌크선으로 전환하거나 국내용 선박을 국외용 선박으로 바꾸는 등 작업 등을 수행하는 것이다.

김 사장은 "일단은 기본적으로 '개조'를 포함한 '수리'를 하는 것이 맞으며 수익성이 높은 해양플랜트 및 부유식 원유저장설비 등 수리 개조사업의 비중은 2013년 이후에는 연간 5척 이상이 될 것"이라면서 "처음부터 신조(新造)선을 염두에 둬서 진행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신조를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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