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한글' 도메인 효용성 있을까

'한글.한글' 도메인 효용성 있을까

정현수 기자
2009.10.27 08:00

ICANN 내년 도입 추진··"일장일단 있을 것"

이르면 내년 중반쯤 한글로만 구성된 인터넷 도메인이 도입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효용성에 대한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용자들이 워낙 영어 도메인에 익숙한데다 여러 도메인을 확보해야 하는 기업들의 입장도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인터넷 도메인 정책을 주관하는 국제인터넷주소기구(ICANN)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다국어 국가최상위도메인 도입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는 '.kr(한국)', '.cn(중국)'같은 국가최상위도메인을 '.한국', '.中國'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뜻이다. 따라서 앞으로 국회를 의미하는 'assembly.go.kr' 대신 '국회.한국'만 입력해도 국회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오는 30일 열릴 ICANN 이사회에서 최종 의결을 해야 하지만, 도메인 변경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피터 덴케이트 트러시 ICANN 이사회장이 기자들에게 직접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할 정도다.

ICANN의 의지대로 다국어 국가최상위도메인이 도입된다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인터넷 접근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지난 2005년부터 도메인 변경안을 요구한 국가가 많았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큰 효용성을 가지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선 지금까지의 사용자 패턴을 고려했을 때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현재 대부분의 국내 사용자들은 원하는 홈페이지에 접속할 때 굳이 인터넷 주소창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포털사이트 등에서 한글로 검색해서 접속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에서 일부 도메인 업체에서 광고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도 이용률이 높지 상황이다. 기업이나 기관들의 이용률이 높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사용자들의 이용률 역시 한계를 드러냈다.

더욱이 다국어 국가최상위도메인이 도입됐을 때 기업들과 기관들의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게 된다. 예전에는 영어로만 된 도메인을 확보하면 됐지만, 도메인 정책이 바뀌면 여러 언어로 된 도메인을 확보해야 한다.

예를 글로벌 기업의 대표격인 삼성의 경우 'samsung.co.kr'이라는 도메인 외에도 '삼성.한국', '三星.中國' 등 여러 국가의 언어로 된 도메인을 확보해야 한다. 일부 악의적인 '도메인 선점'을 막기 위해서라도 도메인 확보의 필요성은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한글로만 된 도메인의 실효성은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인터넷 트렌드라고 하는 것은 수시로 바뀌고 한글로만 된 도메인을 가진다는 사실 자체도 의미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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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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