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독감치료 범용치료제..임상 단계 거쳐 내년 초 상용화 목표
이르면 내년 경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항체치료제가 국내에서 개발될 전망이다. 매년 조금씩 균주가 바뀌는 독감 바이러스 뿐 아니라 신종플루와 조류독감(AI) 등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범용' 치료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금까지 신종플루 등 각종 유행 바이러스는 감염 전에는 백신으로 예방하고 감염 후에는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해왔다. 그러나 최근 '신종플루' 등 대유행 바이러스의 출현과 함께 보다 근본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왜 독감 항체치료제 필요한가=바이러스와 관련한 가장 큰 불안은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에도 불구하고 중증으로 병이 깊어지면 어떻게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통상 백신은 건강한 사람의 70~80%에만 효과가 있고 항바이러스제는 증상 발현 후 48시간 이내 먹어야 한다.
독감 항체치료제는 백신을 맞고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내성이 생겼거나 치료시기를 놓쳐 항바이러스제가 듣지 않는 환자 등에 유용할 전망이다.
항체치료제란 우리 몸이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외부물질(항원)에 대항해 만들어낸 항체 가운데 가장 효과가 좋은 항체를 선별(스크리닝)한 의약품이다. 항체치료제는 그동안 주로 암과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치료제로 개발돼 왔다.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항체치료제로도 B형 간염과 수두 치료제 등이 나와 있다.
반면 유행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치료제 개발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변이가 쉬운 바이러스의 특성상 특정 바이러스를 잡는 항체치료제를 개발해봤자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이러스 항체치료제를 개발하려면 다양한 변이에도 효과를 낼 수 있는 항체를 찾는 일이 중요했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에 '범용'이란 수식이 붙는 이유다.
셀트리온(206,000원 ▲3,000 +1.48%)은 당초 이 항체치료제를 신종플루 치료를 위해 개발했으나 전임상 시험(마우스에 테스트) 결과 다른 독감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 세계 바이러스 정보가 집결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바이러스 정보를 얻어 변이가 일어나지 않는 부위에 작용하는 항체치료제 후보물질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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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치료제는 항바이러스에 내성(N단백질 변이와 관계)을 보인 경우에도 유용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개발 중인 치료제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2가지 항원단백질 중 H단백질에 작용하기 때문에 N단백질 변이와는 관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올 하반기 임상을 거쳐 이 치료제를 상업화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국내 병원을 중심으로 글로벌 임상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아직 임상지역과 환자 모집 일정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내서 독감 치료제 만드는 이유=지금까지 다국적 제약사들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항체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지 않은 이유는 굳이 비싼 개발비를 들어 신약을 만들 이유가 없어서다. 다국적 제약사가 있는 선진국은 기본 의료 인프라가 튼튼해 바이러스 질환이 큰 고민거리가 아니다.
또 생산설비가 한정된 상황에서 암 항체치료제 등 기존 효자 품목의 생산을 줄이고 독감 치료제를 개발하기도 어려웠다. 셀트리온은 이 분야의 후발주자로 이런 제한에서 자유로웠다고 치료제 개발 배경을 밝혔다.
다만 항체치료제가 비싸다는 점이 상업화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 규모가 작아 인건비 등 부대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