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투자자에 신주 발행 가능하게… "경영권 인수대금 회사로 유입"
하이닉스반도체가 원활한 매각을 위해 전략적 투자자에게 신주를 발행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한다. 채권단 블록세일에 이어 정관 변경까지 이뤄지면 하이닉스 인수자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돼 답보 상태의 매각작업이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하이닉스(886,000원 ▲10,000 +1.14%)는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 이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는 정관 조항을 일부 변경한다.
기존 정관에는 '자금조달, 기술도입 기타 경영상 필요로 국내외 금융기관, 제휴법인 또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주주 이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변경되는 정관에서는 '전략적 투자자'에게도 신주를 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여섯 글자가 추가되는 것이지만 들여다 보면 의미가 있는 변경이다. 이 조항으로 하이닉스 경영권을 사고자 하는 잠재적 투자자들의 인수 부담이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의 경영권을 갖고 있는 채권단의 지분은 21.4%다. 28.07%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16일 6.67%를 블록세일로 매각해 21.4%로 감소했다. 채권단은 하반기에도 추가로 5% 정도를 매각할 계획이어서 채권단 지분은 16% 정도로 줄어든다.
채권단은 두 차례 무산된 하이닉스 매각 작업을 계속한다는 방침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16% 지분만으로는 완벽하게 경영권을 확보하기 힘들다. 이 경우 하이닉스는 변경된 정관에 따라 인수자에게 신주를 발행해 지분을 높여 줄 수 있다.
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는 "구주만 매입해서는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하기 어렵고 신주를 발행할 경우 (구주보다) 조금 더 낮은 가격에 살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M&A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정관 변경"이라고 설명했다.
구주 매각과 신주 발행을 겸할 경우 그동안 하이닉스 매각의 최대 결림돌 중 하나였던 '인수자의 막대한 추가 투자 필요'라는 부분도 해소할 수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반도체 산업은 매년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하다며 하이닉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봐 왔다. 경영권 확보에 수조원, 설비투자에 또 수조원의 돈이 드는데 감당이 되겠냐는 논리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신주 발행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면 인수 자금이 고스란히 회사로 들어가게 돼 이 돈을 설비투자에 쓸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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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채권단 지분은 블록세일을 통해 사전에 낮춰 경영권 매각시 인수대금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줄이고 신주 발행을 통해 회사로 유입되는 자금을 늘리는 전략이다.
또 변경되는 정관은 적대적 M&A에 대한 방어책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등은 채권단이 블록세일로 지분을 매각할 경우 국가적으로 중요한 하이닉스가 적대적 M&A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이에 대한 적절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해 왔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상 필요에 따라 전략적 투자자에게 신주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적대적 M&A에 시도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