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적자입니다"… '황당' 정정공시 속출

"실은 적자입니다"… '황당' 정정공시 속출

김지산 기자
2010.03.25 14:35

깐깐한 감사 진행에 한계기업들 '아전인수' 회계처리 드러나

회계법인의 회계감사가 깐깐하게 진행되자 '정정공시'가 속출, 실적과 재무상황이 현저히 바뀌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상장폐지 실질심사제가 강화되면서 회계법인들의 보수적인 회계처리 잣대를 들이대고 있기 때문이다.

25일중앙바이오텍의 지난해 실적 정정공시에 따르면 회사가 집계한 지난해 순손실 278억원이 감사 후 382억원으로 급증했다. 단기대여금, 선급금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확대하고 지분법적용 투자주식 손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부채는 88억원에서 138억원으로 늘고 자기자본은 61억원에서 -42억원으로 100억원 가량 차이가 발생했다. 자본잠식률도 37.2%에서 143.6%로 완전자본잠식으로 처리됐다. 중앙바이오텍은 이미 전날 감사의견 거절 통보를 받아 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 발생으로 거래가 정지됐다.

코스닥 시가총액 30위권에 있던네오세미테크는 회계감사 결과 지난해 실적 추정치가 매출 1453억원에서 979억원으로, 영업이익 312억원에서 19억원으로 축소되고 순이익 246억원은 223억원 적자로 처리됐다. 감사의견 거절과 함께 상장폐지 대상에 이름이 올라갔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이 급증해 거래소로부터 투자유의 대상으로 분류됐던에스피코프도 순손실이 당초 50억원에서 95억원으로 늘었다. 2년 연속 매출 30억원 미만에 해당될 지 여부가 관심사였지만 감사의견 거절이 나오면서 상장폐지 대상으로 분류됐다.

유아이에너지는 순손실이 94억원에서 195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라크에서 이동식 발전기 사업 지연되면서 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반영한 것이 원인이 됐다. 2007년 이후 수차례에 걸쳐 공급 일정이 연장되자 회계법인은 이 부분을 손실 가능 대상으로 분류해버린 것이다.

스카이뉴팜(1,784원 ▲52 +3%)도 순손실이 당초 공시한 98억원에서 두 배 가량 증가한 181억원으로 수정됐다. 자기자본도 177억원에서 94억원으로 축소돼 자본잠식이 발생하게 됐다. 회계법인은 계속 기업으로서 존속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며 감사의견 거절 결과를 내놓아 상장폐지 대상으로 분류됐다.

포네이처는 감사 후 실적이 극과 극을 달렸다. 영업손실이 180억원에서 480억원으로, 순손실은 193억원에서 519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자기자본이 292억원에서 -33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역시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대상에 분류됐다.

실적과 재무제표상 자본잠식 여부와 잠식률 정정 등은 대부분 코스닥 상장사들에서 발생하고 있다. 또 극심한 차이를 보이는 곳들이 다수인데다 이들 중에는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코스닥 시장의 상장폐지 공포가 실적 뒤에 가려진 허와 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 한계기업들의 아전인수식 회계처리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정정공시가 반드시 악재만 내포한 것은 아니다.

이원컴포텍(443원 ▼4 -0.89%)의 경우 정정 감사보고서에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 사유에 '해당'에서 '미해당'으로 바뀌면서 25일 주가가 12% 이상 급등했다. 이원컴포텍은 지난 11일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 사유에 해당한다는 회계법인의 의견을 받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감독 당국이 감사보고서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어 외부 감사가 까다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자체 결산결과와 외부 감사 결과가 크게 다른 곳들이 다수 나올 수 있어 공시를 제대로 살펴본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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