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금융株, '변강쇠' 장세로 가나

[오늘의포인트]금융株, '변강쇠' 장세로 가나

반준환 기자
2010.04.15 12:07

최근 입담이 좋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많이 늘었다. 90년대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이나 시황분석을 무미건조하게 표현하는 게 표준이었다면, 최근에는 화려한 수식어와 적절한 비유법을 활용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이들이 적잖다.

전 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 직장인 동양증권 시황분석가로 근무하던 시절부터 특유의 어법으로 인기가 높았다.

전체 지점에 나가는 시황방송에서 그는 "옹녀 앞에 고개 숙인 남자들처럼 시장에 힘이 없다"는 등의 이색적인 표현을 즐겨 썼다. 장이 무척 강할 때는 "비아그라 먹은 변강쇠 장세"라고 해 투자자들을 웃겼다.

현재 금융주들이 그러하다.

15일 금융주는 전 종목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지주, 은행, 보험, 카드, 증권 등 상장된 금융기관 주가 전광판이 모두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개별주 성격이 짙은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일부 기업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증시가 강세이긴 하나 한 업종내 전종목이 상승하는 건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여 온 은행주들은 오늘도 역시 동반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을 필두로우리금융,신한지주(98,000원 ▼900 -0.91%),KB금융(161,700원 ▲500 +0.31%)등 4대 금융지주사 뿐 아니라기업은행(21,800원 ▲50 +0.23%),외환은행과대구은행,부산은행,전북은행등 지방은행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주들은 대부분 올해 신고가다.

보험주들의 강세도 돋보인다. LIG손해보험을 필두로 그린손해보험, 동부화재, 삼성화재, 한화손보, 현대해상 등도 상승대열에 가세했다. 상장 후 약세를 보여왔던 대한생명은 전날 5.1% 상승한데 이어 이날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주들의 강세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나 대체적으로는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동력원이다. 은행주들은 지난해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으며, 보험사들 역시 실적이 예상보다 좋다는 평가다.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을 상향하면서 투자한도가 늘어난 외국계 펀드들은 편입비중이 낮았던 한국 금융기관 주식을 계속해서 사 모으는 모습이다.

대형금융기관들의 출현도 한 몫 하고 있다. 대한생명에 이어 삼성생명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올 하반기 인수합병(M&A)이 이뤄지면 외형과 내실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은행들은 아직 글로벌 50위권에 든 곳이 없으나, 짝짓기가 이뤄지면 사정이 달라진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IT기업들이 주도해온 상승추세의 바통을 금융주가 이어받을 수 있다는 전망은 그래서 나온다.

그러나 펀드매니저들은 고민이다. 이들은 금융주의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면서도, 정작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A증권사 펀드매니저는 "최근 주가상승이 계속되면서 앞으로 운영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며 "금융주는 더 상승할 것 같지만 추가매수하기에는 부담스런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주 투자로 이미 목표수익률을 초과달성한 매니저들도 적잖다.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펀드매니저들이 관심을 갖고 보는 업종은 증권주. IT기업은 물론이고 금융업종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올랐다는 것이다.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무엇보다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좋다는 점도 메리트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증권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단 실적이 좋고, 앞으로는 더욱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는 대우, 우리, 한국, 현대, 미래에셋, 대신, 동양, 키움증권 등 8개사의 4분기 추정 당기순이익 합계를 4860억원으로 예상했다. 전분기 대비 300% 이상 늘어난 수치로 시장평균 예상치를 42.4% 상회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추세가 반전된 증권주들이 많다. 바닥을 다졌던삼성증권(137,200원 ▼8,000 -5.51%)은 강한 상승신호를 보이고 있으며 주가 흐름이 좋지 못했던유진투자증권(6,170원 ▲140 +2.32%)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한양증권(28,550원 ▼350 -1.21%),대신증권(39,300원 ▼400 -1.01%),동양종금증권(7,170원 ▼290 -3.89%)등도 갭 상승하며 추세진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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