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거래서 금상품 세미나]계약단위·증거금 슬림화 대세
'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춰 유동성을 확보해라'.
우리나라는 1999년 금선물이 상장됐지만 높은 진입장벽 탓에 거래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일평균 계약이 10계약을 못 넘을 만큼 고사 직면에 놓인 것.
실제로 국내 금선물의 경우 현물결제방식에 따른 각종 세금부과는 물론 비싼 증거금과 높은 계약단위 등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참여가 쉽지 않다.
최근 거래소가 진입장벽을 낮춘 미니 금선물을 상장시켜 거래활성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한국파생상품시장위원회가 주최한 '해외 주요 거래소의 금 상품 세미나'는 우리나라 금선물 시장의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시사하고 있다.
◇투자자 진입장벽 낮추기 국제적 추세=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NYSE Liffe US)에 상장된 미니(Mini) 금선물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금선물 중 하나다. 2년 전 개장한 미니 금선물은 일평균 계약이 1만계약에 달하는 등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NYSE Liffe US의 미니 금선물이 수많은 투자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참여자들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췄기 때문이다. 계약 단위를 일반 선물계약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최초 증거금도 크게 낮춰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를 높였다.

이즈미 가즈하라 NYSE Liffe US 일본-한국 대표는 "미니 선물의 가장 큰 특징은 투자자들이 부담 없이 시장에 참여토록 한 것"이라며, "여기에 금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금 관련 상품들과 결합해 투자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한몫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 상장된 싱가포르상품거래소(SICOM) 금선물 역시 낮은 진입장벽으로 투자자들의 참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올해 3월 첫 개장한 후, 일평균 계약이 6000계약에 달할 만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SICOM 금선물의 특징은 현물(금)과 연동되는 이연결제방식이다. 투자 이후 만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선물과 달리 현물과 연동돼 주식처럼 'T+2' 결제로 이뤄져 연속적인 롤오버가 가능하다. 즉, 회전성과 안정성 높였다는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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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계약단위와 최초 증거금이 작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최초 증거금의 경우 현재 600달러 수준에서 더욱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여엑멩 사이콤 마케팅담당 이사는 "SICOM 금선물이 선진 금선물 시장과 경쟁하기 위해선 자국의 특성에 맞게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며, "현물이연결제방식으로 거래위험성을 낮추고 계약단위와 증거금을 낮춰 자국 및 해외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선물 '미니 금선물' 도입 성공할까=이 같은 국제적 추세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최근 미니 금선물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거래소는 오는 8월 중 계약단위를 기존의 10분의 1로 낮추고 만기결제방식을 현물에서 현금으로 변경한 미니 금선물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거래단위는 100g 단위며, 결제는 현금결제만 가능하다.
계약단위가 작아지면서 최초 증거금도 낮아질 전망이다. 아직 구체적인 증거금에 대해선 언급된 바 없지만 현재 증거금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낮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문원 NH투자선물 사장은 "금선물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우리나라도 진입장벽이 낮아져야 한다"며 "일단 계약단위가 낮아진데다, 현금결제방식으로 세금 및 보관에 따른 부담이 적어져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기본적인 진입장벽을 낮추기는 했지만 시장 초기 유동성을 조성할 유동성공급자(LP) 부재는 여전하다는 것. 현재 상장돼 있는 금선물과 마찬가지로 미니 금선물 역시 초기 유동성을 확보해 줄 LP가 없다.
선물사 한 관계자는 "진입장벽이 낮춰졌다고 해서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은 아니다"며 "이미 금선물 시장이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은 만큼, 거래소가 초기 유동성을 확보해 줄 수 있는 LP를 어떤 방법으로든지 참여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금선물 시장은 1999년 상장당시 4만계약을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28계약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