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집단화된 개미'가 진정 개미?

[내일의전략]'집단화된 개미'가 진정 개미?

오승주 기자
2010.07.12 16:50

최근 증시 주변에서는 '개인투자자가 개인이 아니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증시 부동자금이 자문형 랩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자문사를 앞세운 '랩어카운트'가 '개인'이라는 이야기다. 증권 전문가들은 랩어카운트에 포함된 자금운용을 주로 하는 투자자문사가 증시 자금 동향에서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로 잡히는 점에 주목한다.

힘을 모으지 못하고 개별 행동에 주력해 증시에 뛰어들어 장렬히 산화하는 '개미'가 아니라는 말이다. 여유자금과 주식형펀드를 깬 자금을 투자자문사가 주축이 된 증권사의 '랩어카운트'에 투자해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에 맞불을 지를 만큼 '대형개미'로 발전했다는 이야기다.

뭉치니 힘이 생긴다. 자문형 랩에 돈을 맡긴 개미들은 '돈의 힘'을 빌린 주가 반등으로 수익률도 외국인과 기관 못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

자문형 랩의 특징은 '소수정예화'이다. 짧은 시간에 고수익을 내는 종목에 선택 집중해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이 일반적인 목표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투자자문사로부터 자문을 받아 운용하는 자문형 랩이 6월 한달 사이 1조원 가까이 증가(주요 12개 증권사 합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문형 랩은 주식형펀드와 달리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클 경우 유연한 시장대응을 통해 리스크 관리와 수익을 추구하는 구조다. 편입종목 수는 펀드의 경우 약 40~60개 종목이지만 자문형 랩의 경우 약 8~15 종목 내외로 빠른 시장 대응이 가능하다.

김승한 연구원은 "자문형 랩의 포트폴리오는 일부 우량주에 대한 수요 집중과 관련종목의 주가 상승폭 확대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자문형 랩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문사 선호 종목군의 주가 수익률 행진은 향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 알려지는 투자자문사 선호 종목군에 대한 특징은 △현재주가의 목표가 대비 괴리율이 15~20% 이상이며 △해당기업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EPS) 성장률이 시장 수준을 웃돌고 △매출액 전망치 증가세가 2011년에도 지속되고 △다른 업종 대비 최근 기업이익 조정비율의 상승폭이 큰 업종으로 요약된다.

이런 기준에서 하이투자증권이 꼽은 종목은OCI머티리얼즈와 주성엔지니어링, 효성, 한화케미칼, 호남석유, SKC,LG화학(344,000원 ▲20,500 +6.34%), 코오롱인더,CJ오쇼핑(54,300원 ▲2,300 +4.42%), 현대하이스코, 한솔LCD,삼성SDI(468,500원 ▲12,000 +2.63%), 현대백화점, LS, 웅진코웨이, 엔씨소프트이다.

성적표도 괜찮다. LG화학은 지난 6월에 13.4% 오른데 이어 7월 들어서도 1.6% 상승했다. 삼성SDI도 6월 5.8% 상승에 이어 7월에는 4.4% 오르고 있다. 한화케미칼도 6월 12.7% 상승한 뒤 7월에도 3.7% 올랐다.

문제는 자문형 랩이 선호하는 종목들이 자체 기준을 충족시켰을 경우 '출구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대목이다. 수익이 충족되면 미련 없이 시장에서 빠져나오기 때문에 뒤늦게 뛰어든 순수 개인투자자는 한숨을 쉴 가능성도 크다.

김 연구원은 "최근까지 자동차와 화학업종에서 높게 나타났던 기업이익 조정비율은 최근 유통과 자동차, 화학, IT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자문사 투자선호 업종의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해석하면 자동차와 화학이 7월 들어서도 자문형 랩의 관심을 끌어당기고 있는 가운데 매수 반경이 유통과 정보기술(IT)로 확대될 여지가 크다는 이야기다.

눈여겨볼 대목은 자문형 랩이 소수 종목에 집중하고 있지만, 가능성 있는 중대형주에도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과대 낙폭주나 향후 실적 개선세가 유망한 업종이나 종목에 먼저 눈길을 돌리는 방안도 고려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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