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거래소 "'슈퍼메뚜기' 어떡해"

[기자수첩]거래소 "'슈퍼메뚜기' 어떡해"

강미선 기자
2010.07.20 08:13

"ELW(주식워런트증권)는 한 여름에도 '슈퍼메뚜기'가 판을 치는데, ETF(상장지수펀드)는 매미 한 마리 없네요."

한국거래소가 신상품으로 심혈을 기울이는 ELW, ETF의 다른 상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투자위험이 큰 ELW 시장은 나날이 급성장하는 반면 장기투자 문화 정착을 위해 투자자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는 ETF 시장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건전성을 내세우는 공공기관으로서 이 같은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2005년 개설된 국내 ELW 시장은 하루 평균 거래대금 1조5644억원 규모의 세계 2위 로 커졌다. 덩달아 거래소나 금융당국의 고민도 깊어졌다. 하루 수백 번씩 종목을 오가며 초단타매매를 하는 '스캘퍼'(Scalper·초단기투자자)인 이른바 '슈퍼메뚜기'가 시장을 흐리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메뚜기는 ELW 투자자 중 1%도 안되지만 LP(유동성공급자) 거래를 제외하면 거래대금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부분 선물·옵션 경험이 있는 증권사 출신 전업투자자들로 LP의 호가 제시 원리를 꿰고 LP들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시스템 트레이딩을 주로 사용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에는 ELW 활성화를 위해 일부러 고액 투자자를 찾아가 일종의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부탁하기도 하는데 한국 증시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을 정도로 과열됐다"며 우려했다.

반면 거래소가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ETF시장은 최근 거래가 얼어붙었다. 이달부터 국내 주식형을 제외한 ETF에 환매시 매매차익의 15.4%를 배당소득세로 부과하기 때문이다. 부과 이후 한 주간 6개 해외 주식ETF의 일 평균 거래량은 전 주 대비 5분의1로 줄었다.

거래소는 내달 조기종료 ELW를 도입하면서 시장안정화를 기대하고 있다. 조기종료 ELW는 일반 ELW보다 기초자산 가격 변화에 밀접해 가격투명성이 높고 손실이 커지면 원금 전부를 잃기 전에 조기 종료된다.

ELW 세계 1위인 홍콩이 ELW를 대중적 투자상품으로 만들기까지는 20여년이 걸렸다. 꾸준한 투자자 교육의 힘이 컸다. 시장 안정화 정책을 내놓는 것 못지않게 업계와 거래소의 투자자 교육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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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 에디터

증권,굴뚝산업,유통(생활경제), IT모바일 취재를 거쳐 지금은 온라인,모바일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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