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III, "자본규제보다 은행채가 더 문제"

바젤III, "자본규제보다 은행채가 더 문제"

최명용 반준환 기자
2010.09.13 13:50

증권가 분석...우선주·후순위 없어 자본 안정, 은행채 자금조달 축소 대비해야

새로운 국제 은행 자본 규제 기준(바젤III)에 따라 국내 은행들의 자금 조달 수단이 변화될 전망이다. 은행채 비중이 줄어들고 대신 예금 조달 비중을 늘려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자본 건전성 규제는 주가에 중립적으로 분석된다. 기준은 강화됐으나 시행 시간이 늦춰졌고 국내 은행들은 이미 자본 건전성을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스위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는 중앙은행 및 감독기구 수장 회의(Meeting of Governors and Heads of Supervision: GHOS)를 통해 국제 은행자본규제 기준(바젤III)안을 확정, 발표했다.

바젤III는 보통주 자본비율을 2%에서 4.5%로, 보통주자본을 포함한 Tier1 자본비율을 4%에서 6%로 상향조정했다. 총자본기준 최소필요자본비율은 현행 8%가 유지된다. 이 같은 규제안은 2011년 말부터 도입되며 보통주 기준으로 2013년부터 3.5%, 2014년부터 4.0% 등 단계적으로 적용해 2019년에 모든 규제가 도입된다.

◇바젤III 자본 규제는 영향 '미미'

증권업계에선 자본 규제가 은행업의 수익성이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중립적이란 평가를 내렸다. 자본 규제는 강화됐으나 시행 시기가 당초 예상인 2012년에서 2019년으로 늦춰져 대응할 시간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국내 은행들의 자본 상태가 양호해 영향이 적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은 보통주 자본비율(Tier1)비율을 모두 충족하고 있는 상태다"며 "이번 조치로 유럽 은행들이 부담을 안게 되고 그에 따른 주가 하락의 간접 영향을 받아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하정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은행과 달리 국내 은행은 후순위채나 우선주가 거의 없다"며 "감독당국의 선제 대응과 은행들이 M&A를 준비하기 위해 자본을 확충한 상태여서 이번 자본 규제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다"고 분석했다.

◇유동성 규제가 영향 더 커..은행채 줄여야

다만 중장기적으로 자금 조달 수단의 변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이번 바젤III에선 유동성 커버율(Liquidity Coverage Ratio:LCR)에 국고채와 회사채(AA 이상)는 포함하되 은행채는 제외했다.

유동성 커버율(LCR)은 위기 상황에서 은행이 1개월을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유동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를 말한다. '30일간 순현금유출액'에 대한 '고유동성자산'의 비율로 측정된다. 기준은 100%이며 2015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은행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예금에 비해 손쉽고 빠르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은행채는 국채나 마찬가지 취급을 받아 안정적이란 인식이 강했다.

바젤III논의에선 은행채를 최대한 규제키로 했다. 연이어 발생한 금융위기의 주범이 은행채란 인식 때문이다. 글로벌 은행들은 은행채를 활용해 대규모 기업 인수에 뛰어드는 일이 많았다. 소위 레버리지 효과(부채를 활용해 대규모 투자를 해 원금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것)로 공격적인 경영을 하다 금융위기의 피해를 키웠다.

이하정 SK증권 연구원은 "은행이 예금을 받고 대출을 해주는 전통적인 업무에 집중할 것을 주문하는 의미다"며 "국내 은행들도 주된 자금 조달 수단인 은행채 대신 예금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은행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은행채 축소는 은행의 안정성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은행채를 대신해 자금을 조달하고 자산 규모를 키우려면 신 사업을 찾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메가뱅크 형태나 새로운 형태의 은행 모델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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