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자동차 역주행중?

[오늘의포인트]자동차 역주행중?

심재현 기자
2010.11.26 12:01

고속도로를 달리던 자동차주가 11월 들어 신통치 않다. '감속' 정도가 아니라 '역주행'이다.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업종지수는 4.15% 뒷걸음쳤다. '맏형주'현대차(613,000원 ▲41,000 +7.17%)는 1.66% 밀렸다. 11·11 옵션 만기 충격에서도 강세를 지켰던기아차(164,500원 ▲6,900 +4.38%)도 최근 약세가 두드러지며 0.50% 하락한 상태다.

현대모비스(509,000원 ▲67,500 +15.29%)는 7% 넘게,쌍용차(4,180원 ▼125 -2.9%)는 8% 넘게 내려앉았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횡보장세 속에서도 0.68% 오른 데 비춰 보면 주도주에서 탈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

지난 번 '오늘의포인트'로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주'를 썼던 게 불과 20여일 전이다. (☞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주' 기사보기) 그 사이 자동차주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엔진 이상'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실적 전망에는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4분기 사상최고 실적은 이미 예고된 것이란 전망이 적잖다. 하반기 들어 글로벌 생산보다 판매가 더 많다. 글로벌 시장 재고량은 현대차가 1.9개월, 기아차가 2.7개월로 사상 최저수준이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4분기에는 밀어내기 수출에 따라 해외재고가 늘면서 생산량은 늘어도 순이익은 그에 못 미치는 현상이 있었지만 올해 4분기에는 글로벌 재고량 감소로 이런 우려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미국 판매 실적도 좋았다. 비수기라는 만만찮은 여건에서도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지난해보다 각각 37%, 38% 증가세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 점유율도 4.5% 3.3% 늘렸다.

김선행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낸 보고서에 "10월 판매실적은 4분기 랠리를 향한 총성"이라고 적었다.

내년 전망을 두고는 "날개를 달았다"는 말까지 나온다. 판매량 자체가 좋다. 내년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639만대로 전망된다. 올해 판매 예상량은 565만대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의 고성장에 따른 저성장 우려는 기우"라며 "현대차 평균 가동률이 107%, 기아차가 103%로 예상되는 만큼 본격적인 국내외 이익회수기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실적에 비하면 현재 주가도 그리 높지 않다는 평가다. 고 연구원은 "주가만 보면 너무 앞서간다는 우려가 나올 만도 하지만 실적을 함께 보면 이제야 제 평가를 받기 시작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투자심리다.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조정 원인으로 지적된다. 계기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터진 비정규직 파업 사태가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5일부터 시작한 파업은 26일까지 휴일을 포함해 12일째 계속되고 있다. 매일 평균 1300대의 생산차질과 15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사측이 강경대응을 내비치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인 데다 최근엔 파업이 기아차로까지 확대될 움직임도 보인다. 기아차 주가가 연일 하락하기 시작한 시기와도 맞아떨어진다.

외국인 매수세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도 주가 약세 요인으로 나온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관망세로 돌아선 가운데 북한의 연평도 포격 악재로 매수세가 더 약해졌다. 펀드를 중심으로 기존 주도주인 자동차·화학·중공업주를 매도하고 전기전자(IT)·금융주를 채우는 기류도 엿보인다.

일각에선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자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현대차그룹이 대신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된 탓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요인이 대세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당면한 파업 문제만 해도 최악의 경우 연말까지 이어지더라도 4분기 생산 예상 물량의 10.7%(5만2000대), 예상 매출액의 5.9%(6000억원) 손실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연간 예상 매출액 37조원 기준으로는 1.6% 손실에 그친다.

고 연구원은 "매출 손실이 곧바로 이익 감소로 이어지는 것도 아닌 데다 파업 종료 뒤 특근을 통한 손실 충당과 해외공장·자회사의 이익기여도를 감안하면 연간 주당순이익(EPS) 훼손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우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어차피 해결해야 할 비정규직 문제였다는 점에서 파업이 끝나는 시점이 되면 오히려 리스크 해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빠르게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계기가 파업 종료가 되든 외국인 매수세 회복이 되든 이번 조정 구간을 넘기면 4분기와 내년 실적 모멘텀이 다시 자동차주 주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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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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