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상선 꼴 나려고?" 차용규 회장 귀국의사 없어

"시도상선 꼴 나려고?" 차용규 회장 귀국의사 없어

김동하 기자, 전혜영
2011.05.19 17:08

출국금지 의식해 귀국안할 가능성 높아… '거주자' 여부 핵심

국세청으로부터 탈세혐의를 받고 있는 '구리왕' 차용규 회장이 당분간 귀국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차 회장은 국세청이 제기한 탈세혐의에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자흐스탄에서 사업을 하고, 회사를 런던증시에 상장시킨 뒤 팔아 번 소득 자체에 대해 왜 한국에 세금을 내야하는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이라는 것.

홍콩에 머물고 있는 차회장은 해외에서 번 돈으로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헤지펀드 JJ인베스트먼트와 부동산컨설팅회사 월드와이드 등을 통해 한국의 부동산과 중소기업에 투자해 왔다.

차 회장은 1개월전 JJ인베스트먼트가 자신에 대한 과세문제로 국세청 조사를 받자 '한국은 돈 번 사람들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입장을 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차 회장은 소문난 효자로 주기적으로 부모님을 찾고 최근 강북의 주택도 구입했지만, 당분간 귀국의사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이 홍콩에서 한국으로 소환된 뒤 출국금지를 당한 사실을 차 회장 측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차 회장은 영국 영주권자로 수년간 영국 런던에서 거주하다가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홍콩으로 거주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차 회장과 마찬가지로 홍콩에서 거주하던 권혁 회장은 국세청의 소환요구에 응했다가 하루만에 출국금지됐다. 권 회장 측은 자발적으로 조사를 받았지만 출국금지되면서 상당한 배신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차씨에게 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는 차씨를 '거주자'로 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소득세법상 '거주자'는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년 이상 거소를 둔 개인이다. 국외에 직업을 갖고, 1년 이상 계속 거주해도 국내에 가족 및 자산이 있는 등 생활의 근거가 국내에 있으면 역시 거주자에 해당한다.

차씨 측은 세법상 외국인인 비거주자로 한국 체류기간도 얼마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차 회장은 한국에서 건영옴니백화점 인수 등의 부동산투자 등에는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세청은 차 회장의 국내투자활동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홍콩에 시도상선 본사를 두고 활동하던 권혁 시도상선 회장은 국세청으로부터 4100억원 세금추징을 당한 뒤 수차례 '세금은 낼 수 있지만 세금포탈범으로 몰리는 건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권 회장은 당초 기한인 지난달말까지 추징세를 내지 않았다.

차 회장 측에서도 이 같은 '포탈범'으로 비쳐질지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적이 어디든 외국에서 번 돈을 한국에 투자한 자체를 탈세목적만으로 보긴 어려울 것"이라며 "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큰손'들도 한국투자를 꺼리게 되는 역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차 회장은 카작무스 주식매각으로 번 돈 1조원을 한국부동산과 선물, 주식 등에 투자했으나 재산을 불리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7년 설립돼 만 3년 넘게 운용된 헤지펀드 JJ인베스트먼트도 많게는 1000억원 가량의 자산을 운용했으나 수익률은 본전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차씨가 당분간 귀국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데다 국내 차명 재산에 대한 압류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과세당국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권 회장이 세금 납부를 거부한 후 국세청이 국내 재산에 대한 압류 절차에 들어갔지만 권 회장 명의의 재산이 거의 없는 것처럼 차씨도 대부분 재산을 페이퍼컴퍼니 명의나 차명으로 사들였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차씨의 탈세혐의를 밝혀낸 후 국내 재산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차씨임을 증명하고, 압류나 사해행위(채권행사를 방해하고 채권자의 재산권을 지키기 위한 법률행위) 취소 소송 등을 제기해 해당 재산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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