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공명(제갈량)이 산 중달(사마의)을 물리쳤다던데, 이건 죽은 잡스가 산 코스닥을 깨우는 격이네요."
한 코스닥업체 대표는 10일 증시에 뒤늦게 불고 있는 아이폰4S 수혜주 바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실상 며칠은 먼저 시작될 것으로 봤다"고도 했다. 스티브 잡스가 갑작스레 사망하는 바람에 수혜주 부각이 다소 늦었다는 것이다.
잡스의 유작 격인 애플 아이폰4S 수혜 바람은 제품 홍보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며 시작됐다.
영상 내에서 아이폰4S에 적용된 애플의 음성인식시스템(SIRI)은 목소리만으로 전화연결은 물론 정보제공과 일정 확인 및 수정까지 척척 수행했다. 비서가 따로 없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 증권사에서는 아이폰 기술 관련 국내 종목에 대한 보고서를 내며 증시에 기름을 부었다.
내비게이션용 음성인식 기술을 갖고 있는파인디지털(3,010원 ▲95 +3.26%)주가는 곧바로 상한가로 치솟았다. 애플과는 거래 한번 한 적이 없다. 다만 국산 스마트폰에도 기술이 적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역시 광고에 나타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기대는모바일리더(16,440원 ▲240 +1.48%)의 주가를 상한가로 끌어올렸다. 이 회사 역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스마트폰용 싱크솔루션을 공급할 뿐 애플과는 거래하고 있지 않다. 이 외에옵트론텍(2,160원 ▲25 +1.17%)등도 수혜주로 묶여 강세다.
그러나 업계는 이른바 아이폰4S 수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아이폰의 신기술이 국내 환경에 제대로 호환될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스몰캡 담당 연구원은 "이전 아이폰 모델들도 음성인식기술을 내세웠지만 지금 우리 주변에 한국어 인식에 대해 만족하는 아이폰 유저가 있느냐"며 "국내 기업의 수혜 여부는 아이폰4S가 보급된 후 판단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그간 아이폰이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등 이른바 스마트기기들의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선도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음성인식시스템과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가전사들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들과 오래 협력해 온 국내 부품업체들의 수혜 가능성도 장기적으로는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업연관성이나 수혜 여부도 따져보지 않는 성급한 '묻지마 투자'는 국내 선거를 앞두고 불고 있는 정치인 테마주 바람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