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3일 30포인트 넘게 하락하며 1800선으로 아래로 밀렸다.
국내 증시는 ‘꽁꽁’ 얼었지만 이날 오전 한국거래소는 '훈풍'이 불었다. 바로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의 코스닥 시장 신규 상장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소속 가수인 2NE1과 빅뱅의 일렉트릭&힙합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산다라박, 유인나 등의 팬 사인회가 열려 이목을 집중시켰다.

◇‘빅뱅·2NE1’이 돈 벌어줄까
상장 전부터 빅뱅의 대마초 사건 등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YG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상장하자마자 상한가로 직행 화려한 데뷔전을 치루고 있다. 이날 YG엔터는 공모가(3만4000원)의 2배인 6만8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곧장 상한가로 치솟았다.
YG엔터의 이 같은 강세는 예견돼왔다. 상장 전 이미 장외시장에서는 7만원이 훌쩍 넘어 거래가 됐다, 공모주 일반청약 결과도 코스닥시장에서 올해 최대 규모인 3조6379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렸다. 한류의 바람을 타고 ‘엔터주 전성시대’가 완성됐음을 증명한 셈이다.
사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은 기관투자가들은 거들떠보지 않는 이른바 ‘잡주(雜株)’였다. 기업평가 자체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한류 열풍은 드라마에서 음악으로 확장되고 K팝 열풍은 재정위기 속의 유럽조차 뒤엎었다. 스마트폰, 종합편성채널 등 국내 시장 성장여력도 여전하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콘텐츠 산업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엔터주에 대한 시각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현정 SK증권 연구원 역시 "엔터 산업이 하나의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팬이 아니다…맹신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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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주의 강세가 점쳐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개인들의 '묻지마 투자'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투자자는 투자자일 뿐 팬으로 기업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소속 연예인들의 활동이 부풀러져 기업 가치에 대한 허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특히 일부 소속 연예인에 매출액이 집중되고 있는 점도 불안요소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YG엔터에서 빅뱅의 매출비중은 52%, 멤버들의 솔로활동까지 포함하면 6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소속 연예인 한명한명에 매출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이다. 실제 YG엔터는 빅뱅 지드래곤의 대마초 흡입 사건이 터지자 상장일정을 늦춰야 했다.
박지나 현대증권 연구원은 "YG엔터가 핵심역량으로 패밀리즘을 내세우지만, 이는 회사와 아티스트가 서로를 존중해준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투자가 입장에서 가족주의가 인적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실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 흥행 예측이 어려워 적정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책정이 힘든 점도 주목해야 한다. 권윤구 연구원은 "이날 상한가로 직행한 YG엔터도 주가수익비율(PER) 30배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변동성 있는 사업구조가 엔터주를 바라볼 때 유의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YG엔터의 강세와 달리 SM, JYP Ent,로엔등은 이날 5~8%에 달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YG엔터 상장을 앞두고 상한가로 치솟았으나 재료가 노출되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탓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