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미운오리 그리스가 백조될까

[개장전]미운오리 그리스가 백조될까

우경희 기자
2012.02.2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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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202조원 지원 2차 구제금융 임박... 증시 "단기적으로는 호재지만..."

미운오리새끼는 백조가 된다. 친구들의 놀림과 외모에 대한 자괴감은 우아한 백조가 되기까지의 과정일 뿐이다.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시행 기대감에 유럽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FTSE100지수, 독일 DAX30지수, 프랑스 CAC40지수는 모두 올랐다.

이는 유로 존 재무장관들이 현지시간 오후 3시30분부터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승인과 민간채권단 채무 조정을 협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협상은 타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리스는 내달 돌아오는 대규모 국채만기를 무난하게 상환하고 한 숨 돌릴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이 과정이 백조를 키우는 과정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야간선물시장 강세 전망도 같은 맥락이다. 코스피 환산 2028포인트로 상승 마감했다.

그러나 그리스에 대한 이번 유로 존 재무장관들의 대응이 자칫 썩은 손가락에 속절없이 비싼 약만 바르는 일이 아니냐는 우려도 분명 있다. 결국 유로존에 남기 어려운 그리스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하는 것이 옳은 일이겠느냐는 지적이다.

올 하반기 우리증시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연초부터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글로벌 유동성이 언젠가는 축소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 유동성의 중심에 그리스 변수가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대통령의 날'을 맞아 휴장했다.

◇그리스 백조 만들기..."만만찮네"

그리스를 살리기 위해 유럽 각국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그리스가 당장 한 숨 돌리기 위해서는 2차 구제금융을 통해 1360억유로(약 201조7193억원)를 수혈 받아야 한다. 참고로 우리나라 1년 예산은 300조원 안팎이다.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유로 존 재무장관들은 각국 중앙은행에 일부 기여를 요청할 전망이다. ECB(유럽중앙은행)는 그리스 채권에 투자한 이익을 일부 포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제금융과 함께 전반적인 유럽 은행들의 수익은 악화될 것이며 결국은 글로벌 유동성 위축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올 상반기 글로벌 증시를 부양하고 있는 유럽 발 유동성의 힘이 점차 약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그리스에 대해 '답이 없는 국가'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장담하기는 이르지만 결국은 그리스가 유로 존에서 탈퇴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때 까지 슬로우 다운시키다가 자연스럽게 유로 존에서 내보내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그리스에 대한 지원 결정에 따라 증시가 호조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그리스로 인해 크던 작던 한 차례 홍역은 더 치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리스가 결국 살아나기 위해서는 빚이 모두 탕감되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까지 재정 긴축도 모두 풀어줘야 한다"며 "과연 독일이 그 정도까지의 비용부담을 감수할 것인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로 존 국가들이) 그리스가 유로 존에서 탈퇴해도 문제가 안될 수준까지 기다리는 시나리오도 개연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中 지준율 인하 훈풍, 국내 증시에 계속될까

단기적으로 그리스 2차 구제금융은 그리스 사태에 대한 진정 가능성을 부각시키며 우리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EU 재무장관 협상 타결을 앞두고 야간선물은 0.15%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로 환산하면 2028포인트에 해당한다. 외인이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견인했다.

지난 주말 들려온 중국 정부의 인민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소식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은 당분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0일 코스피는 이 여파로 이틀 연속 상승 마감했다. 장 초반 강한 상승세는 대부분 반납했지만 결국 강세를 지켜냈다.

또 중국에 지난 1월 외국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도 전해져 증시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3개월 연속 순유출 이후 첫 순유입이다. 이머징마켓을 향한 글로벌 유동성의 흐름이 중국만 예외로 두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다.

김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는 경기둔화와 인플레 사이에서 고민하던 중국 정부의 묘수"라며 "금융지표 반등을 시작으로 중국 경기는 1분기 중 저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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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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