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산 원유 수입이 이르면 이달 말 전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원유 수송에 통상 30~40일(선적 10일, 이동 20~30일 등) 정도 걸리기 때문에 원유 수입 중단 효과는 당초 알려진 7월부터가 아니라 5월 말에 이란에서 선적되는 원유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이란 산 원유가 국내 공급의 10%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휘발유 값 인상은 물론 국내 경제 파급 효과가 클 것이란 지적이다.
21일 정부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이 7월 1일부터 이란산 원유를 운송하는 운송업체에 대해 유럽 보험사의 보험 제공을 중단하기로 한 것에 대해 한국을 예외로 인정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거절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지난 1월부터 프랑스 등 EU 회원국들과의 비공개 협상에서 보험 제공 중단 조치에서 한국을 예외로 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험 제공 중단 조치가 오는 23일 개최되는 UN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이란 간 협상에서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예정대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 붙였다.
문제는 보험 제공이 중단되면 국내 정유사인SK에너지(113,800원 ▼2,500 -2.15%)와 현대오일뱅크가 사고 우려로 유조선을 운항할 수 없게 되고 이란 산 원유 수입도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유조선 1척당 1조원 이상이 필요한 원유 수송 보험을 감당할 수 있는 세계적인 보험사와 재보험사가 이미 이란 관련 금융 거래를 중단한 미국계를 제외하면 대부분 유럽계인 탓이다. 또 정유사는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초대형 유조선을 무(無)보험 상태로 항해시킬 수 없기 때문에 보험이 끊어지면 유조선을 띄우기 어렵다.
정부는 이란 산 원유 수송 유조선에 대한 보험 지원 방안과 수입 선 대체 등을 추진키로 했지만, 이란 산 원유가 국내 도입 분의 10% 가까이 차지하기 때문에 모두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선 이란 산 원유 수입이 전면 중단될 경우 국내 유가가 10~20%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휘발유를 기준으로 리터당 200원 이상 오르는 것이다. 특히 이란 산 원유 수입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정유사가 이란에 지급하는 원유 수입 대금을 맞바꾸는 방법으로 수출 대금을 지급받고 있는 국내 중소 수출기업마저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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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지난 해 이란 수출기업은 2151개인데, 100만 달러 이하 소규모 수출기업이 1821개사로 85%에 달했다"며 "최악의 경우 이들이 대거 파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