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74개 출시, 전년 절반 못 미쳐.."변동성 확대 탓..리스크관리 펀드 기대"
올 들어 자산운용사들이 출시한 신규 펀드 수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위기로 펀드 '보릿고개'가 계속되자 자산운용사들이 신상품 출시를 꺼리는 등 펀드시장이 개점휴업 상태를 맞고 있는 것이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신규 설정된 국내 공모펀드는 주식형 30개, 주식혼합형 13개, 채권혼합형 23개, 채권형 8개 등 총 74개다. 이는 2002년 금융투자협회가 펀드통계를 집계한 이후 10년만의 최저치다.
같은 기간 신규 펀드 수는 2008년 188개, 2009년 110개, 2010년 98개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증시가 되살아나자 179개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올 들어 유럽위기로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신규 펀드 수가 다시 절반이하로 급감한 것.
아예 신규 펀드를 내놓지 않는 운용사도 나타나고 있다. 신영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 5월 ‘신영라이프파트너자(주혼)종류A’를 출시한 이후 새롭게 선보인 상품이 없다.
블랙록자산운용도 지난해 6월 ‘블랙록월지급미국달러하이일드[채권-재간접](H)’를 내놓은 후 개점휴업 상태며 슈로더자산운용과 ING자산운용도 올해 아예 신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신규 펀드의 전체 설정액도 2조3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5조5746억원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신규 펀드의 설정액이 크게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운용업계의 경영환경이 악화됐다는 것을 말한다. 펀드시장 침체로 신규 펀드가 줄고, 이에 따라 자금모집도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신규 펀드가 줄면서 유행 펀드도 사라졌다. 시장의 관심을 끌 만한 펀드가 나오면 투자자가 몰려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이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좋아지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인 것.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시장 변동성 확대로 분할매수 펀드나 매월 연금처럼 정기적으로 지급받는 월지급식 펀드가 유행하며 출시가 잇따랐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이렇다 할 유행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펀드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고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신규펀드 출시가 크게 줄었다"며 "앞으로는 이런 장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리스크관리 펀드가 그나마 투자자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