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렬의 테크@스톡]
전세계의 이목이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북부지방법원에 모아지고 있다. 이르면 24일 삼성전자와 애플간 특허소송의 배심원 평결이 나올 예정이어서다.
이번 평결은 두 회사가 전세계 9개국에서 벌이고 있는 30여건의 소송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향후 모바일시장의 패권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기의 재판으로 불린다.
두 회사간 최종 협상도 결렬되면서 결국 1년 4개월간 지속된 이번 특허소송의 최종 결론은 배심원 9명의 손에 달리게 됐다. 과연 전기기사, 사회복지사, 가정주부, 무직자 등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재판장마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전문영역인 특허소송에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평결을 도출할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구심이 적지않다.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유력언론들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 승리보다는 양측이 일부 승소하는 결과를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이 애플의 안방에서 진행된데다 평결의 핵심이 디자인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에 불리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두 회사의 주가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애플의 주가는 최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9월 아이폰5 출시와 특허소송에서 유리한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22일에도 전일대비 1.95% 오른 668.87달러를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은 무려 6270억 275만달러(약 708조1369억원)에 달한다.
반면 지난 5월 140만원 고지를 밟았던 삼성전자는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소송결과의 부담감으로 지난 17일부터 나흘 연속 하락했다. 22일 종가는 128만7000원.
현재로선 법정안팎의 분위기도 증시의 투자심리도 이번 소송결과가 삼성전자에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쪽에 베팅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특허소송이 단판승부로 끝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어느 쪽도 물러설 수 없다는 점에서 항소가 이어지고 몇 년간 법정공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이 여전히 두 회사가 결국은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사실 오히려 주목해야할 것은 이번 재판을 통해 드러나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위상 변화다. 그동안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었다. 스티브 잡스 시절의 애플은 지속적인 혁신으로 시장을 뒤흔들고,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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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재판을 통해 애플은 스스로 혁신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제 애플은 새로운 혁신으로 경쟁사를 압도하기 보다는 잡스의 유산을 무기로 경쟁사의 뒷다리를 잡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미 애플은 넘어 세계 스마트폰시장의 1위로 도약했지만, 여전히 애플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존재감은 미미하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애플과 같이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게임체인저' 보다는 추격자였기 때문이다.
소송결과와 상관없이 삼성전자는 이번 재판을 통해 애플과 유일하게 맞짱을 뜨는 기업으로서의 존재감을 세계에 각인시키고 있다. 무엇보다도 게임체인저로 변신해야한다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는 점은 삼성전자 입장에선 최고의 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