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증시 유관기관, 소나기 함께 맞아야

[기자수첩]증시 유관기관, 소나기 함께 맞아야

우경희 기자
2012.08.30 08:32

서울 여의도 증권가가 여전히 흉훙한 분위기다. 무엇보다 올 상반기부터 위축된 증시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증권사 사정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실적부진으로 비상경영에 나서지 않은 곳이 없다. '허리띠 졸라매기'가 일상이 된 가운데 일부 증권사는 듣기만 해도 살벌한 수준의 구조조정 계획까지 진행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으나 수수료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는 여전하다. 이런 터에 상반기 증시 거래량 급감은 각 증권사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다. 최근 증권사들의 노력은 수익 증대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차원이다.

이들 증권사는 유관기관들이 함께 비를 맞아주려 하지 않는다고 아쉬워한다. 증권거래 수수료수입 의존도가 큰 한국거래소는 최근 초유의 공시정보 사전유출 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홍역을 치러 증권사를 더 보듬어줄 여유가 없어 보인다.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프리보드 실적과 관련, 부실한 자료를 발표했다가 투자자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12월 결산법인의 상반기 실적을 잘못 낸 후 5일이 지나 투자자들의 항의에 정정했다.

거래소나 금투협, 예탁결제원 등이 위기를 놓인 증권사들을 위해 고통을 덜어주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증권사 회비를 일시 감면하거나 규제를 줄이는 식의 지원이 가능할 텐데 기대하기조차 어렵다. 오히려 불미스런 일로 증시 전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협회가 과연 협회비를 받을 자격이 있느냐"며 "증권사들이 구조조정과 실적 개선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유관기관들은 실적 걱정 없이 월급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협회 등이 대선정국 등으로 인해 자본시장법 개정 분위기를 만들어내긴 간단치 않다. 이들은 준감독기구나 공공기구 성격도 띠고 있어 급변하는 업계 사정에 신속한 대응을 주문하는 것도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소나기를 맞고 있는 증권사들에 우산을 내밀거나 함께 그 비를 맞는 모습을 보여주는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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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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