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차선책도 무시되는 마트규제

[기자수첩]차선책도 무시되는 마트규제

정영일 기자
2012.09.26 06:13

"대형마트들을 일요일 쉬게하느니 순이익의 일정부분을 적립해 상생펀드를 만들게 하고 이 돈으로 재래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사용하는게 나을 것 같다"

최근 한 대형마트 임원이 기자를 만나 이같이 털어놨다. 최근 대선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대형마트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을 보고 한숨을 쉬며 던진 말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22일과 23일 각각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 못골재래시장을 방문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역시 대형 유통업체의 시장 독과점 규제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위 임원은 "대형마트 규제정책은 가정부터 틀렸다"고 했다.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 소비자들은 재래시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편의점이나 동네슈퍼를 찾거나 아니면 소비를 아예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정부는 최근 외부기관에 의뢰해 대형마트 휴무에 따른 재래시장 매출액 추이를 분석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결과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재래시장 매출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게 나오자 뭔가 데이터 조작(?)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반면 편의점과 온라인몰, 동네 슈퍼의 매출은 상승 추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네슈퍼 매출이 늘었으니 골목상권은 살린 게 아니냐는 주장을 할 수 있겠지만 명분은 약하다.

코너에 몰린 마트업계는 일요휴무 만큼은 피하고 싶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주말 매출비중이 큰 탓인데 납품업체로의 악영향을 보면 엄살만은 분명 아니다.

차선책으로 업계에서는 전남 순천, 전북 정읍처럼 평일에 2회 자율적으로 휴무했으면 하는 눈치다. 조례가 아닌 협의를 통해 이뤄낸 소중한 싹인데 주목을 받기는 커녕 배척당하지 않으면 다행인 실정이다. 대형마트들이 이익의 일부를 떼내어 재래시장을 위한 자율적 상생펀드를 조성하자는 대안도 이같은 분위기에서 나오고 있다.

대형마트 또다른 임원은 "영세 중소상인들과 동반성장을 해야한다는 큰 취지는 거부하는 게 아니다"며 "재래시장이 무슨 큰 덕을 보는 것도 아닌, 경제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수 밖에 없는 무리한 정책을 왜 경쟁적으로 내거는지 이해가 안갈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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