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둥절할 뿐이죠. 회장님도 (싸이 효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것에 별다른 말씀은 없으셨어요. 상장사 직원 입장에서야 회사도 투자자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는 수 밖지요."
일약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싸이를 아들로 둔 회장 덕에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디아이의 주식 담당자의 말이다.
지난 55년 설립된디아이(33,200원 ▼1,350 -3.91%)는 반도체 장비 업체다. 지난해 453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1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런 회사의 주가가 한 달 새 두 배로 뛰었다. 최대 소비 시장 미국을 뒤흔든 싸이가 이 회사의 대주주인 박원호 회장의 아들이라는 점이 부각돼서다.
싸이의 6집 타이틀곡 ‘강남 스타일’은 지난 7월 15일 공개됐다. 7월 말부터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SNS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싸이 열풍'이 불었다. 8월 초만 해도 디아이 주가는 박스권인 1500원선을 유지했지만 박 회장과 싸이의 관계가 부각되면서 주가는 연일 급등했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주가 급변 사유를 묻는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일종의 '경고 시그널'이다. 하지만 디아이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장 초반 6%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13%까지 오르다 6.58% 상승 마감했다.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대주주와 싸이와의 관계는 펀더멘털과 전혀 무관한 내용이라는 '팩트' 앞에서도 투자자들은 계속 돈을 대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09년 LG가와 사돈을 맺었다는 이유로 식품첨가물업체인 보락도 주가가 3000원대에서 9000원 가까이로 급등한 바 있다. 투기의 광풍 이후 주가는 2년째 3000원대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 당시 투기 광풍의 '막차'를 탄 투자자는 '피'를 흘리며 철수했거나 아직도 '피눈물'을 흘릴 법하다.
각종 주식 카페 등 인터넷상에는 지금도 디아이가 '싸이주'라는 내용이 넘쳐난다. 심지어 싸이가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거짓' 정보까지 버젓이 등장하며 '개미'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독자들의 PICK!
기업의 '실적'으로 좌우돼야할 주식 시장이 '대박'과 '쪽박'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게임이 펼치지는 '투기장'으로 변질되면 자본시장의 발전은 요원하다. '주식은 투기'라는 인식이 사라져야 '쥐꼬리' 은행 이자에 지친 건전한 투자자금이 유입되며 증시가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성숙한 투자문화가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