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락 가른 '50대' 투표소로 달려간 이유 '노후 불안'

당락 가른 '50대' 투표소로 달려간 이유 '노후 불안'

김은령 기자
2012.12.20 17:06

[박근혜 대통령 시대] 은퇴 전문가들이 본 대선은

"퇴직이 곧 은퇴였던 시대는 갔습니다. 준비할 시간도 없이 퇴직 이후 40년을 보내야 하는 50대의 불안과 고민이 이번 대선에서 간접적으로 나타난 것 같습니다."(나헌남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 본부장)

"한 50대 후반의 고객이 5000만원을 들고 노후를 어떻게 지내야 할 지 상담해 온 적이 있습니다. 직설적으로 얘기하진 못했지만 저금리 시대에 최저생계비도 나오지 않을 금액이어서 안타까웠습니다."(손성동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 팀장)

제 18대 대선에서 90% 가까운 경이적인 투표율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당선에 일등 공신이 된 50대. 이번 대선의 당락을 가른 것으로 분석되는 이들의 고민과 불안은 무엇일까.

은퇴 후 버텨야 하는 기간은 길어진 반면 명목 금리는 2%대. 그나마도 부모 봉양과 자식 뒷바라지에 남은 것이 없는 처지가 50대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이들은 과거 개발연대 시대의 '고성장'에 향수를 느낄 수 밖에 없고, 결국 진보와 보수로 양분된 이번 선거에서 보수를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50대는 인구통계학상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이 여파로 은퇴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은퇴학교, 은퇴사이트 등 노후준비 교육은 물론 개인연금 수요도 늘어났다.

20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 758만명 가운데 10년 이상 연금보험료를 꾸준히 납부해 노후연금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256만명(전체의 33.8%)에 불과하고 연금 수혜층의 월평균 연금수령 예상액은 45만8000원 수준으로 적정 생활비의 1/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유태우 삼성증권 강남대로 지점장은 "50∼60대 고객들은 기본적으로 은퇴 이후 월급 컨셉의 대안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투자형 상품은 수익 확정형이 아니라 불안해 하고 은행 금리는 너무 낮아 불만이 나온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퇴직을 앞두거나 퇴직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 노후를 책임질 '만능 상품'은 없다고 조언한다. 대신 정확한 현실 진단과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본부장은 "실제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은퇴 이후 생활비 등을 따져보면 큰 금액이 아닌데 재무적인 사정을 드러내는데 겁을 낸다"며 "적절한 목표 수준을 잡아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팀장 역시 퇴직 이후 제2의 시기에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월 50만원을 받는다면 현재의 금리 수준으로는 자산 2억∼3억원을 보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월 300만∼400만원을 받던 퇴직 전을 생각하고 자괴감, 허탈함에만 빠져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사회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취업, 재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프로그램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유 지점장은 "삼성증권은 20∼30회 이상 은퇴학교를 운영했다"며 "재무적인 부분 뿐 아니라 건강, 가족관계 등을 아울러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나 본부장은 "300인 이상 기업체에는 55세 근로자에 대해 의무적으로 재취업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회적인 시스템도 논의되고 있다"며 "세제 혜택 등 제도적인 지원책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복지는 가장 중요한 테마 중 하나였다. 박근혜 당선인은 모든 노인에게 연금을 주는 기초연금제 도입을 약속한 바 있다. 현재 65세 이상의 75%만 최대 9만4000원의 기초노령연금을 받고 있지만 이를 두배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원금보장'에 얽매이지 않고 저금리 시대에 맞는 '중위험 중수익'으로 투자 눈높이를 조정해 은퇴 자금을 현실성 있게 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김성태 신한금융투자 투자상품부장은 "월 현금 흐름이 가장 중요한 이슈"라며 "특히 절세형 상품을 적절히 조합해 월지급식 상품에 대한 자문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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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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