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는 끝났다!" 환율급락 방어할 카드는?

"준비는 끝났다!" 환율급락 방어할 카드는?

김진형 기자, 신희은
2013.01.03 14:53

선물환포지션 추가규제에 은행세 강화, NDF 거래규제도 '고려'

원·달러 환율이 재정절벽을 막기 위한 미국의 협상 타결 여파로 1070원선을 내준 가운데 외환당국이 추가 환율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규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전투태세'를 이미 갖췄고 '타이밍'만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로선 지난해 11월 25% 축소한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추가로 줄이거나 포지션 한도 산정기준일을 현행 월평균에서 매 영업일로 바꾸는 '카드'가 가장 유력하다. 은행세 인상, NDF(역외선물환)시장 거래규제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당국은 박재완 재정부 장관 등의 잇따른 환율하락 우려 발언에도 하락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을 우려, 가능한 모든 규제방안에 대한 검토를 마무리하고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 장관도 지난 2일 최근 환율 하락세와 관련해 "적극적이고 단계적인 대응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시장에 재차 경고했다.

당국은 환율변동성이 확대되고 원화가치 절상속도가 눈에 띄게 가팔라질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신호를 이미 여러 차례 시장에 전달했다. 박 장관은 여기에 '단계적'이라는 표현을 더해 상황에 따라 정도를 조절해가며 접근하겠다는 뜻을 추가로 전했다.

당국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용이한 조치는 한 차례 손을 댔던 은행들의 선물환포지션 관련 규제다. 지난해 11월 당국의 조치로 올해부터 외국환은행 선물환포지션 비율 한도가 국내은행의 경우 40%에서 30%로, 외국은행 지점의 경우 200%에서 150%로 25%씩 줄었다.

이번에도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추가로 축소하거나 한도 산정기준일을 매 영업일로 바꿔 하루에 대규모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을 사전에 하단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현행 선물환포지션 한도 관리는 직전 한 달간 매 영업일의 잔액을 산술적으로 평균한 '월 평균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때문에 특정일에 잔액이 한도를 초과해도 월 평균치만 한도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를 매 영업일 단위로 바꾸면 하루라도 한도를 넘어서면 안되기 때문에 은행이 특정일에 대규모 거래를 할 수 없게 돼 실질적인 규제 효과가 클 것이라는 게 당국의 계산이다.

선물환포지션 한도규제와 함께 당국의 '다음 카드'로 점쳐지는 대안이 은행세(외환건전성부담금) 요율인상이다. 당국은 현재 은행의 외화차입에 대해 만기 1년 이내인 경우 20베이시스포인트(bp)의 부담금을 물리고 있다. 만기 1~3년은 10bp, 만기 3~5년은 5bp, 만기 5년 이상은 2bp의 부담금을 책정하고 있다.

당국은 국무회의를 통해 법 시행령을 고쳐 부담금 부과율을 상향, 외화차입에 대한 부담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단계적인 수순의 하나로 NDF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거래규제' 카드도 손에 들고 있다. 선진국의 양적완화와 전날 미국의 재정절벽 회피를 위한 협상 타결 등 대외요인에 의해 역외 투기세력이 NDF시장에서 잇달아 달러매도에 나서 환율하락을 부추기는 주범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역외 장외시장을 직접 규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당국이 나선다면 역외 헤지펀드 등이 달러를 매도할 때 이를 매수하는 거래 상대방인 국내은행을 규제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선물환포지션 규제와 유사한 형태로 NDF시장에서 은행의 포지션을 규제하는 것이다.

당국의 거래규제로 은행이 역외세력의 달러매도를 이전만큼 충분히 받아주지 못하게 되면 NDF시장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도 자연스럽게 축소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우리 외환시장 규모에 비해 역외세력이 갖고 있는 자금규모가 큰 데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환율이 급변동할 때도 이들의 투기적 달러매도가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며 "외환시장에서 누가 얼마를 사고파는지를 면밀히 검토하면서 NDF시장 규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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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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