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토크⑤]해리 덴트 HS덴트 CEO
1980년대 일본 버블 붕괴와 1990년대 미국 경제 호황을 정확히 예측했던 해리 덴트 HS덴트 최고경영자(CEO)는 선진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 사이 다시 깊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제예측연구소 HS덴트의 설립자이자 인구구조에 따른 소비성향의 변화를 바탕으로 한 경제 전망과 투자 전략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그는 머니투데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은 전망을 밝혔다.
그는 또 중국 경제 역시 향후 수년 안에 경착륙하고 세계적인 경제 호황기에도 경제성장률이 3~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 경제에는 기대를 걸었다. 고령화 문제와 민간 부채 문제를 해결한다면 동아시아의 마지막 부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미국과 유럽 경제를 예측해 본다면.
▶앞으로 5년에 걸쳐 미국과 유럽에서는 경제 대공황이 불규칙적으로 계속될 것이다. 2013년이나 2014년에 또한번 경제가 추락해 깊은 리세션(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국은 2023년부터 다음 세대의 소비 사이클 속에서 다시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유럽 국가들은 붐 세대가 없어 수십년간 저성장을 겪을 것이다. 특히 남유럽과 동유럽이 그렇다.
-중국 경제는 어떻게 전망하나.
▶향후 수년 안에 중국 경제는 경착륙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는 인프라와 공장, 주택의 공급과잉과 2013년~2015년으로 예상되는 다음번 글로벌 경제 침체로 인한 계속된 수출 감소 때문에 추락하고 약화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2020년대 이후로는 지속적인 도시화로 인해 경제가 성장할 것이다. 다만 인구구조와 노동력 고령화가 장애물이 될 것이다. 글로벌 경제의 호황기가 와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0~12%가 아니라 3%~5%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향후 글로벌 경제의 리스크는 무엇으로 보는가.
▶고령화 문제다. 고령화와 싸우기 위해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가 있다. 출산을 장려하거나 이민자를 많이 받는 것이다. 금융 지원은 출산을 장려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아니다. 직장 여성이 아이를 기르는 데는 정부, 기업, 그리고 남편의 도움이 필요하다. 북유럽과 북미는 이런 것이 잘 돼 있기 때문에 평균 출산율이 높고 고령화 속도는 늦다. 반면 남유럽, 서유럽, 러시아, 그리고 동아시아는 여성의 육아를 돕는 정책과 문화가 가장 열악하다. 그래서 출산율이 낮고 고령화는 빠르다. 하지만 지금 아이를 많이 낳는다고 해도 그 아이들이 직장을 가기까진 평균 20년이 걸리고 또 소비가 극대화 되는 절정의 효과는 46년~50년 뒤에나 나타나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 정부에도 조언한다면.
▶고령화 사회를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고등교육을 받은 이민자들의 이민을 장려하는 것이다. 한국은 국내 대학에서 공부하는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학생들의 이민을 장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이 취업 비자를 받거나 이민을 통해 한국 시민이 되는 과정을 쉽게 만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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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문제 역시 전세계적인 리스크로 보인다.
▶부채 문제는 이미 고령화로 인해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다. 부채를 조정하면 은행과 기업이 파산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디레버리징은 민간이 많은 부채를 털어내고 다시 현금흐름을 키울 수 있게 한다. 즉 가장 큰 리스크가 결국 가장 큰 보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셈이다. 각국 정부는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일본이 지난 20년 넘게 그랬듯 디레버리징을 막고 있다. 부채를 조정하지 않으면 그 부채가 지속적으로 경제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침체로부터 절대로 빠져 나오지 못한다.
-한국은 부채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일본이나 유럽, 미국을 따라 해서는 안된다. 적극적으로 민간 부채를 조정해야 한다. 한국의 강점은 정부 부채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정부는 은행이 부채를 조정하고 상각할 때 은행을 지원할 여력이 더 있을 것이다.
-한국 경제에 제언을 부탁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세계적인 인구구조의 위기와 부채위기에서 한국이 잘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다. 우수한 인재의 이민을 장려하고, 민간 부채를 적극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한국은 정점에 도달할 수 있는 동아시아의 마지막 부국이다. 그러나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일본이 수십 년간 겪고 있는 것과 같은 길고 느린 침체를 한국도 겪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