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토크⑥]대니얼 앨트먼 뉴욕대 교수
미래 변화를 예측한 베스트셀러 '10년 후 미래'로 유명한 대니얼 앨트먼 뉴욕대 교수. 그는 이 책은 물론 여러 자리에서 한국 경제가 장기 불황에 빠진 일본 경제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수출 위주의 성장이 한계를 향해 가는 것과 창의적이지 못한 교육 시스템 등이 일본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한국이 일본을 반면교사 삼아 경제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혁신과 기업가정신에 한국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앨트먼 교수는 뉴욕타임스에서 최연소 논설위원을 지내고, 영국 정부 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는 세계적인 경제학자다. 신년을 맞아 그와 이메일 인터뷰를 갖고, 한국 등 글로벌 경제의 미래를 전망해 봤다.
-한국 경제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한국은 일본처럼 교육제도가 문제다. 청년들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억눌리는, 수직적 문화의 대기업에만 들어가려 한다. 또 한국의 10대 그룹은 10년 전엔 한국의 전체 생산 중 절반을 차지했으나 지금은 4분의 3이나 차지하고 있다. 이는 혁신과 기업가정신에 좋은 환경이 아니다.
-한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는가.
▶한국은 경제 구조를 바꿀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일본은 한때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오래된 방식을 고수했다. 그 결과 오늘날 일본의 젊은이들은 좌절감에 빠져 있고, 일본 경제는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한국은 아직 수출주도적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이 10~15년 정도 남았다. 그러나 성공적인 기업과 산업은 정부 정책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혁신과 기업가정신의 경제 풍토에서 나온다. 한국은 일본과 같은 운명을 피하려면 새로운 길을 선택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를 전망해 보자. 여전히 어려운 유럽 경제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유럽연합(EU)은 회원국들이 여전히 재정·금융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문제가 빠르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남유럽 국가들이 유로존의 발목을 잡는 일은 3~5년 정도 지속될 수 있다. EU 내 성장은 여전히 매우 불균형 상태다. 따라서 적절한 통화정책을 세우는 것도 불가능하고, 유럽 경제가 회복되기는 특히 더 어렵다.
-미국 경제는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는가.
▶연방 재정을 둘러싼 정치적인 문제들이 해결되면 경제 회복세가 강해질 수 있다. 투자를 기다리는 민간 자본이 넘치고, 소비재에 대한 지연된 수요도 있다. 아울러 의회도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세제 개혁과 이민 개혁 등 정책 개혁을 고려할 것이다.
-중국 경제는 경착륙 우려가 해소된 것인가. 앞으로의 초점은 무엇인가.
▶중국은 경제 위기를 피한 것 같다. 다수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둔화가 이미 최악의 순간은 넘겼다고 보고 있다. 이제 중국인들은 경제와 사회 전반의 자유화가 확대될 지 새 정부를 주시할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토지 문제, 부패, 노동자 처우 등과 관련해 매년 수많은 시위가 벌어졌다. 중국 새 정부는 다음번 경기 하강기에 불안정성이 더 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같은 문제들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독자들의 PICK!
-앞으로 미-중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는가.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 교착상태에 빠져 다른 갈등을 일으키길 싫어한다. 이안 브레머와 같은 정치학자는 가까운 미래에 초강대국이 존재하지 않는 'G0'의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의 경제 협력은 글로벌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 미-중 관계는 양국의 상호이익 때문에 발전할 것이다. 양쪽 모두 정치적 수사로 깊어지는 경제적 연관성을 숨길 수 없다. 이 연관성은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두 세력 간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도 낮추기 때문에 세계 전체를 위해서도 상당히 이롭다.
-향후 5년 정도를 내다보면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인가.
▶'단기적 사고'(short term thinking)가 팽배해 지는 것이다. 가계와 기업, 정부에서 의사결정의 '시계'(time horizon)가 좁아지고 있다. 먼 미래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신경 쓰지 않으면, 우리 모두를 위한 경제적 파이를 키울 수 있는 투자들을 놓치게 될 것이다. 한편 당면한 리스크는 유로존 위기다. 유럽의 정치인들은 그동안 이 문제를 처리하는 데 너무 무능했다. 그들은 전세계가 성장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쓰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