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방어 실질적 해결책 '회의'…엔 약세 멈출 수 있어
차기 일본은행(BOJ) 총재가 경기부양 통화정책에 앞장설 것이란 관측에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차기 총재가 기대에 부응하는 못하면 엔저 흐름이 반전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BOJ 총재가 임기 종료일인 4월 18일보다 빠른 다음 달 19일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일본 정부는 현재 차기 총재 인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BOJ의 차기 총재로는 이와타 카즈마사 전 BOJ 부총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총재가 교체되면 BOJ 정책변화는 이르면 4월 4일 통화정책회의부터 확인될 전망이다.
그러나 후임 총재는 △디플레이션 타개책을 실시하고 △(시장에는) 일본 국채 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란 기대감을 유지시켜야 하고 △주요 20개국(G20)에 대해선 일본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지 않음을 확신시켜줘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엔이 지난해 9월 후 5개월 간 달러대비 20% 가까이 하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차기 총재가 이 같은 과제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엔화가 반등할 여지가 매우 많다고 WSJ은 지적했다.
BOJ는 지난 달 인플레이션 목표를 2%로 상향조정하는 등 디플레를 끝내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내놓긴 했으나 구체적으로 이를 어떻게 실현할지가 관건이란 설명이다. 아베 신조 총리에 의해 지명될 차기 총재가 주력해야 할 부분도 이 대목이며, 차기 총재는 새로운 통화정책이 경기부양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기대를 끌어올리기 시작할 것이란 점도 확신시켜야 한다고 WSJ은 전했다.
엔은 지난해 8월 후 달러대비 16% 절하되며 31개 주요 통화 중 달러대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아베 신조 총리의 강력한 통화완화정책 지지로 엔저가 본격화된 지난해 12월 이후로는 12주 연속 하락, 8% 떨어졌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엔 약세가 정책 실망감 등으로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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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맥케이 웨스트팩 뱅킹 이코노미스트는 "BOJ의 디플레이션 방어 공약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사라지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올해 말 엔/달러 환율을 80엔/달러로 전망했다.
로버트 린치 HSBC 홀딩스 투자전략가는 "시라카와의 조기 퇴진으로 엔 전망이 바뀌진 않을 것"이라며 "목표와 목표 달성 사이에는 큰 격차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캐나다 상업은행의 제레미 스트레치 외환투자전략 대표는 무역액 가중치로 산출한 엔의 실질가치가 2010년 1월 후 저점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추가 하락 여지가 적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엔이 단지 펀더멘털과 지난해 일방적인 움직임에서 조정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엔화가 지난 3개월 간 같은 추세로 약세를 이어가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엔/달러 환율이 연말 89엔대로 하락(엔 상승) 할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3일 전망에서 아베가 완화 정책을 확대하며 엔화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엔/달러 환율은 2015년 말 100엔선까지 상승(엔 하락) 할 것이라 예상했다.
아담 콜 로얄뱅크오브캐나다(RBC) 투자전략가는 "BOJ가 외국 자산 매입을 시작한다면 '게임 체인지' 조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최대의 채권국인 일본은 해외이자 및 배당소득에 따른 소득수지 흑자로 최근 무역수지 적자에도 경상수지 흑자를 1985년 이후 유지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하면 일본으로 유입되는 달러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엔의 가치는 오르게 되는데, BOJ가 외국 자산을 매입해 달러 수요를 늘린다면 엔 강세를 막도 약세를 초래할 수 있다.
7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2% 뛴 93.4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2년9개월만에 장중 94엔선을 넘어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