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수준도 지나치게 낮아…미매각 물량 고스란히 인수 증권사 부담
아시아나항공(7,100원 ▼50 -0.7%)이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세번 연속 전량 미달의 쓴잔을 마셨다. 엔저 충격이 일시적인 실적 부진에 그치지 않고 곳간까지 뒤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30일 3년물 1100억원과 5년물 400억원 등 총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지난 22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가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 전량 미달 사태는 지난해 10월과 12월에 이은 세번째다. 앞선 두차례 모두 수요예측 뒤 추가 청약에서도 기관이 들어오지 않아 결국 발행주관 증권사와 인수단으로 참여한 증권사가 미매각 물량을 떠안았다.
이번에도 추가 청약에서 수요가 없으면 부담이 고스란히 증권사로 돌아간다. 공동대표주관사인 KB투자·한국투자증권이 각각 500억원과 300억원을 인수하고 인수단인 대우·동양·SK·유진투자·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100억∼200억원씩 받는다.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이 '아베노믹스'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지적한다. 엔화가치 하락으로 일본인이 해외여행에 나설 여력이 줄어들자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아 황금노선으로 불리는 일본 노선 비중이 컸던 아시아나항공이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여객 매출 중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20.5%로 경쟁사보다 5%포인트 이상 높다. 올해 1분기 일본인 관광객은 1년 전의 1/4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5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한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무리한 회사채 발행을 거듭할 정도로 최근 현금사정이 팍팍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말 기준 총차입금은 3조2637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506%다. 차입금은 신규 항공기 도입 등 자금소요로 1년만에 3300억원이 증가했다.
김용건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신규 항공기 도입과 관련한 지속적인 투자 부담과 금융비용, 항공기 임차료 등의 연간지출규모 등을 감안할 때 현재 차입금 수준은 영업현금창출능력 대비 과다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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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과도한 금리 욕심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아시아나항공(신용등급 'BBB+')의 발행금리는 같은 등급의 회사채 금리보다 2~3%포인트나 낮다. 오는 30일 발행하는 회사채 금리도 3년물 4.30%, 5년물 4.60%로 지난 3월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두산건설(BBB+)의 발행금리(7.8%)를 훌쩍 밑돈다. 시장 일각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증권사의 희생을 딛고 자금을 조달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 관계자는 "엔저 충격 등으로 항공업황 침체가 지속되면서 실적이 회복될 조짐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데다 금리 매력도 지나치게 떨어지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이 아시아나항공 회사채를 고려할 만한 이유가 전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