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우리 경제를 둘러싼 국제금융시장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반가운 소식보다는 세계 도처에 깔린 지뢰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느낌이다.
지난 5월초 일본의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가 탄력을 받으며 엔화 환율이 달러당 100엔을 넘어서자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채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일본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주가는 폭락하면서 엔화가 일시 강세를 보였다. 아베노믹스의 효과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엔화 환율도 방향성을 잃은 채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어 5월 하순에는 미 연준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종료와 관련한 발언으로 글로벌 주가, 채권 및 통화가치가 동반 약세를 보이고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선진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유동성 감소와 신흥국으로부터의 자본유출 우려가 커진 때문이다.
미 금리 상승으로 국제금리가 상승압력을 받으면서 글로벌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재정위기국가의 재정건전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 그간 잠잠했던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에도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미국을 선두로 세계 경제는 정말 회복되고 있는 것인지, 국제자본흐름에 변화가 정말 임박한 것인지 아직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6월에는 중국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시진핑 체제 출범이후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그림자금융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국제금리 상승 영향과 더불어 국내유동성 문제가 커지면서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목표치인 7.5%에도 미치지 못할지 모른다는 얘기도 들린다. 중국의 실물경제 둔화는 우리 경제에도 분명 악재이다.
세계 경제의 회복 여부와 상관없이 국제금융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주요국 통화의 환율변동성은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회복을 낙관하는 경우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으로 국제금리 상승 및 신흥국 자본의 유출이 나타나고, 반대로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연돼도 양적완화 지속과 과도한 글로벌 유동성으로 환율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실제 원화 환율의 변동성도 올 들어 확대됐다. 2012년 중 원/달러환율은 전일에 비해 평균 3.3원 변동했으나 올 1/4분기에는 4.0원으로, 2/4분기에는 4.8원으로 변동폭이 커졌다. 올 초까지 가파르게 하락하던 환율수준도 최근 상승세를 보이며 그간의 일방적인 원화강세 전망에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환율의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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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환율의 동조화 현상도 다시 강해지면서 원화가 엔화환율 변동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2008년과 같은 외화유동성 위기 가능성은 없다하더라도 미국의 출구전략 논의 등으로 자본유출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원화 환율의 변동성 확대는 피하기 어렵다.
이처럼 급변하는 국제금융시장 상황은 우리 경제주체들의 철저한 환위험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우리 기업들은 환위험에 대한 대비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얼마 전 실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수출업체의 절반 정도는 환위험에 대한 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시 우리 기업들은 키코(KIKO)에서 큰 손해를 입은 후 환헤지에 소극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난날 우리 기업들이 키코라는 잘못된 환헤지 방법을 통해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면 이번에는 환헤지를 하지 않음으로 인해 손해를 보는 두 번의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 환헤지는 환차손은 제거하는 것이지 환차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경영진의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정부도 기업의 환위험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