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잘못 없다" 경영진에 책임 돌리는 직원들 vs "사태 추이 지켜보자" 관망론
동양증권(4,985원 ▲190 +3.96%)이 안팎으로 어수선하다. 고객들이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경영진에 대한 폭로성 제보가 이어지며 조직 안정성마저 위협받고 있다.
동양그룹 계열사인 동양시멘트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철회를 주장하고 있는 동양증권 노동조합은 지난 8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사기죄로 검찰에 고소한데 이어 10일 현 회장 일가를 법정관리인에서 배제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동양증권 직원들은 지난 4일부터 노조를 이번 사태와 관련한 임직원들의 입장을 전달하는 창구로 일원화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그럼에도 직원들 사이에서는 임원들이 과거에 했던 지시나 전달사항을 언론에 폭로하는 일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이 동양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 전에 증권사 영업정지를 검토했다는 설부터 임원들이 판매를 독려했다는 내용까지 지난 한 주간 임원을 포함한 경영진에 대한 뉴스가 봇물을 이뤘다.
전날 금감원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한 투자자는 "ㅂ시의 한 영업점장은 본인도 경영진에 속았다고 고객들에게 얘기하고 있다"며 "항의를 하러 간 우리에게 도리어 '나 죽겠다'는 말만 하더라"고 전했다.
정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표출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노조는 당초 현 회장과 함께 정 사장도 사기죄로 고소할 방침이었으나 추가적으로 검토할 부분이 있다는 점을 들어 고소 계획을 유보한 상태다.
동양증권 한 관계자는 "증권사 사장 자리는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위치라는 점을 누구보다 직원들이 잘 알고 있다"며 "경영진에 대한 비난으로 일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직원들도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채와 CP에 투자한 고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고객 응대도 일사분란하지 않다. 직원들마다 상이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개인투자자들의 의견과 영업점 직원들의 목소리를 종합해보면 직원들의 대고객 응대는 고객들의 피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는 '인정형'과 사태의 책임이 전적으로 그룹과 고객에 있다는 '회피형' 두 가지로 구분된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A영업점을 거래하는 한 투자자는 "직원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사죄하면서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읍소를 해왔다"며 "마음 같아서는 직원을 찾아가 멱살이라도 잡고 싶었지만 울먹이는 목소리로 전화해 온 직원이 안쓰러워 차마 막말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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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모르쇠로 일관하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전날 금감원 앞 집회에 참석한 한 투자자는 "피해자들 얘기로 아예 전화를 받지 않거나 찾아가도 고소를 하라는 식으로 나오는 직원들이 많다고 들었다"며 "아무리 윗선에서 시켜 판매한 것이라고 하지만 직원들도 양심상 책임감이라는 것을 느낄텐데···"라며 직원들의 무성의한 태도를 비판했다.
이런 와중에도 동양증권은 이날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를 여는 등 여느 때와 다름없는 분위기를 이어가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양증권은 일각에서 제기됐던 동양증권의 법정관리, 영업정지설 등에 대해 "자기자본 1조3000억원의 증권사로서 채무변제에 전혀 문제가 없다. 파산 운운할 근거가 전혀 없다"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