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일부 경영진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양그룹 회사채와 CP(기업어음) 투자자들의 피해가 큰 가운데 경영진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줄이기 위해 계열사 주식을 법정관리 직전에 서둘러 판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관영 동양매직서비스 대표는 지난 27일 ㈜동양(966원 ▼19 -1.93%)지분 2만주를 전량 장내 매각했다. 박찬열 동양TS 대표도 같은 날 ㈜동양 지분 2만주 가운데 1만주를 팔아 현금화했다.
이 대표와 박 대표가 동양 지분을 매각한 시점은 ㈜동양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 거래일이다. 두 사람이 지분을 정리하고 주말이 지난 뒤인 지난달 30일 ㈜동양은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과 함께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관련 주식은 곧바로 거래가 정지됐다. 다음날인 지난 1일에는동양시멘트(17,350원 ▲2,080 +13.62%)와 동양네트웍스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만약 이 대표 등이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피한 점이 사실로 드러나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된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내부 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회피한 혐의점이 발견되면 금융감독원에 통보해 추가 조사를 거쳐 법적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공개정보 이용 가능성과 별도로 지분 매각 시점이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되는 시점과 겹치는 데도 주목하고 있다. 동양그룹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인 지난달 26일부터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최악의 사태는 없으며 CP 자금을 정시 상환 지급하겠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퍼지면서 동양그룹 계열사 주가가 널뛰기 양상을 보였다.
이 대표 등이 지분을 매각한 지난 27일에도 ㈜동양 주가는 장중 전날보다 7% 이상 올랐다가 2%가량 상승 마감했다. 금융감독원은 동양그룹 내부를 포함해 정보의 출처를 다각도로 조사하는 등 주가조작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주주나 경영진이 회사가 결정적인 위기로 부도나 법정관리 사태를 맞기 직전 지분 매각에 나서는 행태는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웅진홀딩스(2,120원 ▼70 -3.2%)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사태 때도 윤석금 회장의 부인 김향숙씨가 법정관리 신청 직전 보유하고 있던웅진씽크빅(1,132원 ▼13 -1.14%)지분 4만4781주를 전량 매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모럴헤저드'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