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씨, 동양인터 법정관리전 사임… 실세라인 "책임 회피" 논란
동양인터내셔널의 이상화 대표이사(전무)가 법정관리를 앞두고 대표직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김 철 동양네트웍스 대표와 함께 동양그룹 법정관리 사태에 영향을 미친 그룹 내 실세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최근 동양시멘트 단독 대표 자리에서 석연찮은 이유로 물러나 구설에 올랐다.
11일 동양그룹과 동양인터내셔널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달 30일 동양인터내셔널의 법정관리 신청 직전 대표직을 사임했고 손태구 이사가 새 대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이 대표가 동양인터내셔널 대표에서 물러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사임은 그룹 인사담당자들도 모를 정도로 극비에 부쳐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대표가 바뀌었다는 말은 들었지만 (대표 교체 사실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애매한 답을 내놨다.
이 대표는 동양그룹 법정관리 사태에 깊숙이 관여한 핵심 라인에 속한 인물로 꼽힌다.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서 '숨은 실세'로 통하는 김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김 대표가 2010년 설립한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업체 미러스에서 사업총괄 부문장을 지냈고 이후 동양그룹 내에서 초고속 승진 가도를 달렸다.
이 대표는 법정관리 사태 직전까지 동양시멘트 공동 대표, 동양인터내셔널 대표, 동양TS 대표 등의 여러 계열사에서 요직을 맡았다. 동양인터내셔널 대표직은 김 철 대표가 지난 1월 초 물러나자 물려받은 것이다.
그룹 안팎에선 이 대표의 사임이 부실 경영의 책임을 피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동양인터내셔널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지난 달 30일 (주)동양, 동양레저와 함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기업어음(CP) 등 차입금만 5837억 원에 달해 법정관리가 개시되지 못 하고 파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동양인터내셔널은 회생이 사실상 어렵고 개인투자자 피해 등 CP 이슈도 걸려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법정관리 신청 전에 대표가 물러났다는 것은 책임을 피하겠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7일 동양시멘트 대표 자리에서 갑작스레 사임해 논란이 일었다.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 직후인 지난 1일 김종오 공동 대표가 사임하면서 단독 대표로 있던 이 대표가 사임하고 김 대표가 다시 복직하는 이례적인 인사가 단행된 것이다. 그룹 안팎에선 이 대표가 동양시멘트 관리인 선임을 노렸으나 그룹 실세로 부각되는 등 여론이 악화되자 부담을 느끼고 결국 물러난 것이란 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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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안팎에선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볼 때 동양그룹 오너 일가와 핵심 의사결정 라인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부터 '구조조정 시나리오'를 짰다는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동양네트웍스와동양시멘트(17,350원 ▲2,080 +13.62%), (주)동양(966원 ▼19 -1.93%)등 회생 가능한 핵심 계열사의 경우 실세나 오너 일가와 가까운 경영진으로 채우려 한 정황이 뚜렷해서다. 반면, 파산 가능성이 큰 동양레저나 동양인터내셔널은 실세와는 거리가 먼 실무형 인물들을 내세웠다.
통합도산법상 기존관리인유지(DIP) 제도에 따르면, 동양네트웍스는 김철 대표가 관리인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동양시멘트와 (주)동양도 현 경영진인 김종오 대표와 박철원 대표가 관리인으로 유력하다. 김 대표와 박 대표 모두 그룹 핵심 실세들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인물들이란 평가가 많다.
한편, 법원은 이르면 다음 주 동양그룹 5개 계열사의 법정관리 개시 여부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채권단과 개인투자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현 경영진의 관리인 선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