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법정관리 개시, '오너 일가' 견제는 강화

동양 법정관리 개시, '오너 일가' 견제는 강화

오상헌, 김정주 기자
2013.10.17 11:48

(종합)동양네트웍스 김철 대표 배제, 시멘트 '3자 관리인' 여지

동양그룹 본사. /사진=뉴스1
동양그룹 본사. /사진=뉴스1

법원이 17일 동양그룹 5개 계열사에 대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리면서 채권자들이 추천한 인사들을 공동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기존 경영진을 법정관리인으로 선임하는 'DIP(기존관리인유지)' 제도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공정하고 효율적인 회생절차를 위해 현 경영진을 견제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17일동양시멘트(17,350원 ▲2,080 +13.62%)동양네트웍스(주)동양(966원 ▼19 -1.93%)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동양그룹 계열 5개사에 대해 법정관리 개시 결정을 내렸다. 금융권 일각에선 완전 자본잠식에 처해 있는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의 경우 파산 결정이 내려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으나 법원은 회생절차를 개시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은 부채초과 상태지만 대량 보유 중인 동양증권, 동양시멘트, 동양파워 등 주식을 처분해 재원을 마련하고 구조조정을 실시하면 영업이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며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법원은 회생절차를 주도할 관리인을 선임하면서 채권자들이 추천한 공동관리인 및 구조조정담당임원(CRO) 선임을 통해 채권단과 개인투자자들의 입장을 적잖이 반영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동양네트웍스의 경우 김 철, 현승담 각자 대표 모두 관리인에서 배제됐다. 김 대표는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의 최측근 실세로 동양그룹 구조조정과 법정관리 사태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이다. 현 대표는 현 회장과 이 부회장의 장남이다.

김 대표는 지난 1일 동양네트웍스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법원에 관리인 선임을 요청했으나 이날 오전 포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김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이 임박하고 여론의 화살이 자신을 향해 쏠리면서 심적 부담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원은 대신 동양네트웍스 등기임원인 김형겸 상무보를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아울러 채권자협의회(대표채권자 신한은행)가 추천한 임행렬 전 신한은행 기업영업본부장을 CRO로 선임하고 '감독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대폭 부여했다. 재판부는 "관리인이 대주주와 독립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관리인과 CRO에 사전협의의무를 부여하는 등 CRO의 업무범위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동양시멘트의 경우 관리인을 불선임하고 향후 '제3자 관리인' 선임 가능성을 열어뒀다. 일단 김종오 현 대표이사가 관리인 역할을 담당하되, 동양시멘트 부실과정에서 기존 경영진의 불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3자 관리인을 선임하겠다는 뜻이다. 법원은 또 채권단이 추천한 김인철 전 KDB산업은행 이사를 권한이 강화된 CRO로 선임해 현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도록 했다.

(주)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은 기존 경영진과 함께 채권자들이 추천한 공동관리인이 선임됐다. 재판부는 "이들 3개사는 회사채, 기업어음(CP) 등을 대량 발행해 4만 명이 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채권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법원이 기존 DIP 제도를 최대한 존중하되 동양그룹 오너 일가와 현 경영진에 대한 의혹 등을 감안해 채권자들의 입장을 상당부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