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로지스틱스 매각 대신 오릭스서 자본유치

[단독]현대로지스틱스 매각 대신 오릭스서 자본유치

박준식 기자
2014.04.04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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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GS 등 인수제안금 낮아 거래 포기…조인트벤처 선택해 2000억 조달키로

현대그룹이 일본계 PEF(사모투자전문회사) 운용사인 오릭스(ORIX) 코퍼레이션으로부터 2000억원 이상의 자본을 유치하기로 했다. 현정은 회장은 현대로지스틱스 경영권 지분을 팔자는 실무진의 권유를 마다하고 다시 보유 지분을 절반가량 내주고 조인트벤처를 진행하기로 했다.

3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지난 주말 오릭스와 극비리에 협상해 현대로지스틱스 자본유치 거래에 관한 배타적 협상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양측은 앞으로 약 한 달간 협상에 돌입해 현대로지스틱스 지분투자 계약과 주주 간 협약을 맺고 이 회사를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20,100원 ▲340 +1.72%)의 실적악화와현대엘리베이(69,000원 ▲400 +0.58%)터의 금융 파생상품 계약 손실로 인해 재정난에 빠진 현대그룹은 최근 현대로지스틱스 경영권 지분 매각을 비밀리에 추진했다. 롯데그룹과 GS그룹 등 물류업을 필요로 하는 대기업들이 현금공여를 약속하며 인수 제안을 해오자 IPO(기업공개)를 통한 자금마련 계획을 백지화하고 계열분리를 잠시 고민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롯데나 GS가 제안한 금액이 현대로지스틱스의 본질가치에 미치지 않은 헐값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다시 외부 자본유치와 조인트벤처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롯데와 GS 등은 경영권 지분 62%에 2000억~3500억원 가량을 제안했는데 현대그룹은 부채(4000억원)를 포함해 1조원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현정은 회장 등 오너일가는 이런 상황에서 실무진의 권유를 마다하고 경영권을 유지하면서도 자본 공여를 제안한 오릭스에 배타적인 권한을 내주었다. 오릭스는 30% 안팎의 지분을 가지면서도 2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제공하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이 제안을 활용할 경우 현정은 회장→현대글로벌→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증권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지켜낼 수 있다.

오릭스는 지난 2013년에도 재정난에 빠진 STX그룹에 3600억원을 대주고 STX에너지의 공동주주가 됐다. 이후 단계적으로 STX에너지 경영권 지분을 확보해 이를 GS그룹에 팔아 큰 자본 차익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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