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퇴직연금펀드, 미래에셋에만 몰리는 이유

해외 퇴직연금펀드, 미래에셋에만 몰리는 이유

한은정 기자
2015.02.12 06:28

"퇴직연금 파생투자 규제로 해외인덱스펀드 출시 어려워"

퇴직연금펀드 시장에서 해외펀드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자산운용사가 국내 펀드 위주로 운용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1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퇴직연금펀드 가운데 해외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연초이후 243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한 해 동안 들어온 자금 1477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해외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2012년 338억원, 2013년 744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2배 가까이 늘고 있다.

미래에셋퇴직플랜글로벌다이나믹자 1(채권)종류C로 920억원으로 연초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고 미래에셋퇴직플랜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40자 1(채혼)종류C(316억원), 슈로더다이나믹아시아퇴직연금밸런스드자E[채혼](289억원), 미래에셋퇴직플랜선진시장안정형40자(채혼)(279억원), 미래에셋퇴직연금글로벌인컴자 1(채혼)종류C(165억원)이 뒤를 잇는 등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퇴직연금펀드로 자금이 집중되며1805억원이 들어왔다. 올들어 해외 퇴직연금펀드로 들어온 자금 중 74%에 해당한다.

이처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로만 쏠림현상이 심한 것은 대부분의 자산운용사가 국내펀드 위주로 운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 퇴직연금펀드 94개 중 27개, 즉 10개 중 3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퇴직연금펀드에 가입한 직장인은 “연말정산 세액공제를 더 받기 위해 퇴직연금펀드에 자금을 추가로 넣었는데 기존 가입한 펀드가 모두 국내펀드라 퇴직연금으로는 해외펀드를 가입했다”며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아 그나마 규모가 큰 미래에셋 펀드를 택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퇴직연금 운용규제의 문제점을 거론하고 있다. 현행 규정상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은 주식형 펀드에 대한 투자는 40%까지 가능하고 파생상품, 실물, 특별자산펀드 등에 대한 투자는 아예 불가능하다. 퇴직연금펀드는 기존 펀드의 클래스를 따로 설정해 재활용하거나 아니면 단독펀드로 출시해야하는데 운용사들은 전자를 선호한다.

문제는 퇴직연금의 위험자산투자 한도로 이같은 방식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기존펀드에서는 실제로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위험상황에서 헤지 등을 위해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에 대해 투자할 수 있도록 규약을 만들어놓는데 퇴직연금의 경우 제한되기 때문이다. 해외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등에 투자하는 해외인덱스형 퇴직연금펀드가 출시되지 못하는 이유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기존 해외펀드 라인업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어 퇴직연금 운용규정을 비껴가는 상품만 골라 퇴직연금펀드를 구성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인덱스펀드의 경우 직접 종목을 구성할 수도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해외ETF 등을 편입하면 운용에 효율성이 높아지지만 규제로 인해 불가능하다”며 “그렇다고 이미 판매중인 모펀드의 규약을 변경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퇴직연금이 노후자금인 만큼 무조건 파생투자를 허용하는 건 안되겠지만 인덱스펀드이거나 순수 헤지목적 등에 한해서는 허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적립식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퇴직연금펀드의 특성도 해외 펀드 출시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펀드를 운용하려면 비용 등의 문제로 설정액이 초기 10억원 이상은 되어야 하지만 한꺼번에 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퇴직연금 펀드 특성상 초반부터 큰 자금으로 운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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