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아시아의 버크셔 해서웨이 되겠다"

박현주 "아시아의 버크셔 해서웨이 되겠다"

한은정 기자
2015.03.05 16:46

"2016년 아큐시네트 상장..3년래 자기자본 10조원까지 확충"

"신은 우리에게 두 개의 눈을 선물했다 합니다. 하나는 현재를 보는 눈이고 하나는 미래를 통찰력을 갖고 보라는 눈이라 합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4일 미국 해외 출장길 비행기에서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 모두 두 개의 눈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97년 국내 최초의 자산운용회사로 미래에셋이 출범할 당시의 경영철학도 '열린 마음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인재를 중시하자'는 것이었다. 박 회장의 일관된 철학은 미래에셋그룹이 160조원 규모의 투자자산을 굴리는 회사로 성장하는 토대가 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70조원, 미래에셋증권이 63조원, 미래에셋생명이 27조원 가량의 순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박 회장은 편지를 통해 미래에셋의 13년을 되돌아보고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글로벌 11개국 진출..아큐시네트 인수=박 회장은 "지난 수 년 동안 가능한 외부활동과 노출을 자제하고 그룹의 전략과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1999년 후반에 해외 진출을 결심하고 해외 확장을 위한 부서를 신설했다. 당시 한국 증시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업과 고객을 위해 해외진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미래에셋은 2003년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을 시작으로 현재 중국, 인도 등 아시아를 비롯해 영국, 미국 등 선진국 등 11개국에 18개 법인이 진출해 있다.

글로벌 투자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 사모펀드(PEF)와 휠라코리아 컨소시엄이 2011년 세계 최대 골프용품 업체 아쿠시네트를 12억달러에 인수한 것은 글로벌 투자은행(IB) 플레이어로서의 저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밖에 미국 워싱턴DC, 시카고의 빌딩을 비롯해 호주 시드니 포시즌 호텔, 브라질 상파울로 빌딩에 투자하는 등 부동산 펀드의 투자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글로벌 리테일 시장 공략=미래에셋이 이처럼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은 투자의 진리는 장기투자, 분산투자라는 박 회장의 신념 때문이다. 박 회장은 "세계 각국의 경제 주체들이 빚의 함정(Debt Trap)에 빠져 소비나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뿐 아니라 자산소득 제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우리사회가 부채축소와 동시에 글로벌 자산운용을 통한 자산의 수익률 증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고객들을 향해 '미래에셋을 믿고 글로벌 자산배분 하라'고 몇 번이라도 말씀드리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미래에셋이 오직 한길만 가는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투자전문가로서 기여할 수 있는가 엄중해져야 한다. 자산배분 능력과 서비스의 질을 혁명적으로 제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래에셋은 국내 투자자의 해외자산 투자 뿐만 아니라 자사 상품의 해외수출도 성공적으로 이뤄가고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 펀드는 아시아 섹터 리더와 아시아 컨슈머펀드 성과에 힘입어, 그리고 캐나다와 호주 ETF 성과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만 1조원 이상을 유럽, 미국 등 20여개 국가에서 모집할 것 같다"며 "이는 미래에셋이 아시아 최초로 리테일을 통해서 펀딩이 가능한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자신했다.

현재 미래에셋운용은 캐나다, 호주, 유럽 등 해외 고객들의 자산 8조5000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4일 기준으로 미래에셋아시아그레이스컨슈머 펀드는 최근 3년동안 연환산 수익률은 14.66%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시아퍼시픽 펀드 89개 가운데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아시아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되겠다"=박 회장은 편지를 통해 장기 자산운용을 통해 아시아의 버크셔 헤서웨이가 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규제로 인해 금융산업 역동성이 많이 떨어져 있다"고 지적하며 "장기 대체투자(AI)에 관한 보험업 규제가 과다한 실정으로 보험사의 자산운용 규정만 조금 완화된다면 모든 역량을 다해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미래에셋의 장기적인 지위, 전략에 있어서의 고민도 엿보였다. 그는 "미래에셋은 그동안 장기성장을 위해 단기이익을 포기하면서 아시아 회사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걸었다"며 "혁신은 관계당국이 해주는 게 아니고 우리 스스로가 자기 부정을 하면서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2016년 아큐시네트를 상장할 예정"이라며 계열사의 상장 등을 통해 그룹의 실질 자기자본을 3년 안에 10조원까지 대폭 확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올해 LA와 실리콘밸리에 중요한 딜이 있고, 펀드 판매를 위해 미국 서부를 포함한 대도시에 마케팅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박 회장은 노팅힐의 OST 'SHE'를 들으면서 편지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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