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중수익, 틈새상품에 눈떠라

안전한 중수익, 틈새상품에 눈떠라

최석환 기자, 정인지 기자
2015.03.20 11:25

[1%대 기준금리, 생존의 재테크 시대 개막]ARS·특판RP·ELS·ETN 주목

"초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 증권업에 새로운 기회가 올 것입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대로 낮춘 직후 만난 한 대형증권사 임원의 말이다. 고객 자산을 불려주는 재테크의 중심이 은행 예금에서 증권사의 금융투자상품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안정적이면서 은행 예금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증권사의 중수익 틈새상품에 자금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절대수익형 스왑(ARS·Absolute Return Swap)'과 '환매조건부채권(RP)', '주가연계증권(ELS)'이다.

◇식지않는 인기 ARS, 9000억 자금 쏠려=원금보장형으로 연 5~8% 수익을 추구하면서 재테크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ARS의 인기몰이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ARS를 판매하고 있는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 2곳에만 9000억원(3월17일 기준)이 넘는 자금이 쏠렸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최근 내놓은 ARS가 판매 개시 후 1초만에 목표 모집금액(60억원)을 채우면서 완판되기도 했다. 2012년 이후 신한금융투자는 총 2조9000억원, NH투자증권은 1조3500억원의 규모의 ARS를 각각 팔았다.

롱숏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로 불리는 ARS는 고객의 투자원금은 모두 채권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안전자산에 투자한 돈을 담보로 차입한 자금을 자문사에 맡겨 롱숏전략으로 주식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올린다. 롱숏전략은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사고(롱)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미리 파는(숏) 전략이다.

고객 자금은 안전자산에 투자되기 때문에 원금이 보장되지만 추가 수익엔 상한선이 없다. 올 초 만기 상환된 ARS는 연 17%(2년 만기 수익률 34%)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만기(2년) 이전이라도 중도환매가 자유롭다는 점도 매력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지속되는 저금리 환경 하에서 금리 대비 추가수익과 원금보장이 가능한 ARS로 자금유입이 꾸준한 상황"이라며 "지금도 대기 자금 규모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도 "기준금리 인하로 ARS와 같이 중위험 중수익 상품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주식투자의 대안상품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유입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판'RP' 5초 완판..CD금리 연계 DLB에도 뭉칫돈=증권사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확정금리를 얹어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인 RP도 마찬가지다. KDB대우증권이 최근 내놓은 3개월 만기 특별판매(특판) RP는 연 3.0% 금리를 제공한다는 조건(신규가입고객 대상)에 출시된지 5초도 되지 않아 완판됐다.

동부증권이 매주 50억원 규모로 판매하고 있는 RP도 9주 연속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연 4.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이 상품은 매주 월요일에 예약을 받고 수요일에 판매를 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45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대신증권도 지난 1월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2000억원 한도의 특판 RP 상품(신규고객대상 연 3.7% 금리 제공)을 판매했는데, 뭉칫돈이 몰리면서 한달만에 자금 모집을 끝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올 1월만해도 RP한도의 소진속도가 주 후반까지 간 경우가 있었는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첫 판매일(16일)엔 5초도 되지 않아 모두 팔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의 예금금리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이달말에서 다음달 초부터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와 연계된 원금보장형 DLB(기타파생결합사채)도 주목받고 있다. 한시적인 상품인데다 만기가 3개월로 짧고 은행 금리보다 높은 연 2.4~2.5% 수익을 확정적으로 보장해준다는 점이 매력이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가 올 들어 선보인 CD 91일물 DLB엔 7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들어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안전하면서도 시장 금리 대비 조금이라도 높은 상품으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손실 위험 낮춘 'ELS' 중위험·중수익 추구=조금만 투자 위험을 감수한다면 시중 금리보다 2~3배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도 있다. 중위험·중수익 투자의 핵심으로 떠오른 ELS 얘기다.

ELS는 투자기간 동안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정 수준 안에서 움직이면 약정된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보통 6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일에 기초자산 가격 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만기(1년~3년)보다 빨리 수익과 함께 자금을 회수 할 수 있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40%~50% 이상 폭락하지 않으면(녹인) 기초자산의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박스권 장세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다. 연간 ELS 발행량도 2013년 45조6892억에서 지난해 71조7966억원으로 급격히 불었다.

ELS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이거나 손실 조건을 완화한 '진화'된 ELS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녹인케어 ELS'는 설정 이후 2개월 이내에 기초자산 가격이 15% 이상 하락하면 조기상환 및 녹인 조건이 자동으로 하락한다. '원금부분보장형 ELS'는 애초에 원금손실을 20%까지로 제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ELS가 첫 조기상환일에 상환되지 못하면 6개월이던 조기상환 주기가 1개월로 짧아지는 '스피드 스텝다운형'를 출시하고 있다. 같은 투자 기간 내에 조기상환 기회를 더 많이 주는 것이다. '하프로스 ELS'는 녹인이 발생하더라도 원금 손실률을 기초자산 가격 하락률의 절반으로 낮추도록 한 상품이다. NH투자증권은 녹인 구간에 진입하면 만기를 최대 2년까지 연장하는 '뉴하트 ELS'를 판매하고 있다. 대우증권도 발행 이후 1년 단위로 하방녹인 배리어 수준이 단계적으로 낮아지는 '녹인 다운 체인지'를 출시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LS 기초자산으로 많이 활용되던 미국, 유럽 증시가 그동안 꾸준히 상승해 투자자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개량된 ELS가 출시되고 있다"며 "저금리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ELS의 인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별한 투자 아이디어 원하면 'ETN'=일반적인 주식형 펀드보다 특별한 투자아이디어를 원한다면 ETN(상장지수채권)을 활용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ETN은 ETF(상장지수펀드)처럼 특정 지수의 수익을 추종하는 금융상품으로 시장에서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다는 점이 같다. 그러나 운용방식이 ETF보다 자유로워, 발행사(증권사)의 투자 전략에 따라 각양각색의 상품이 출시될 수 있다.

현재 국내 증시에 출시된 ETN 가운데 중위험·중수익으로 꼽히는 상품은 배당주 ETN인 △Perfex 유럽 고배당 주식 ETN(H) △octo WISE 배당 ETN 외에 시장 리스크를 완화한 △able 코스피200선물플러스 ETN △TRUE 코스피 선물매수 콜매도 ETN △ TRUE 코스피 선물매도 풋매도 ETN 등이 있다.

able 코스피200선물플러스 ETN는 코스피200선물과 단기 회사채를 함께 운용해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TRUE 코스피 선물매수 콜매도 ETN과 TRUE 코스피 선물매도 풋매도 ETN은 함께 매수할 경우 콜옵션과 풋옵션을 양매도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옵션 양매도 전략은 지수가 일정 범위 안에 있을 때 절대수익을 달성할 수 있는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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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환 산업1부장

"위대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던 셰익스피어의 말을 마음에 담고,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덮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란 글을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정인지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정인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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