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식시장은 떨어지는 칼…잡으면 다친다"

"지금 주식시장은 떨어지는 칼…잡으면 다친다"

강상규 소장
2015.08.09 10:00

[행동재무학]<105>떨어지는 칼 vs 저가 매수 기회

[편집자주]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지금 주식시장은 떨어지는 칼, 잡으려 했다간 흥건히 피(=손실)만 흘리게 될 뿐입니다."

미국 증권방송 cnbc의 인기 프로그램 매드머니(Mad Money)의 진행자 짐 크레이머(Jim Cramer)가 지난 6일(현지시간) 지금 주식시장은떨어지는 칼(falling knife)이라며 떨어지는 주식을 섣불리 사지 말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그가 이처럼 주식시장 전반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는 건 정말 흔치 않은 일이다. 2007~2009년 전 세계 경제를 위축시켰던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매수를 외쳤던 그였다.

미국 다우지수는 지난 주부터 7일 연속으로 하락, 많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2011년 여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보통 2~3일 연속 하락하면 어김없이 저가매수가 유입되면서 증시가 반등했는데 이번에는 도통 그런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예로 부터 주식투자의 성공전략은 다름아니라 좋은 주식이 충분히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가 헐값(bargain price)에 주워담는 것이다. 사람들이 공포심에 휩싸여 주식을 내다 파는 순간이 오히려 우량주를 헐값에 사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현 세대 최고의 주식투자자인 워런 버핏(Warren Buffett)도 "남들이 탐욕을 부릴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을 부려라 (Be fearful when others are greedy. Be greedy when others are fearful)"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크레이머는 "지금의 주식매도(selloff)는 평상시와는 다르다"며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연상시킨다"고 크게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리고 대다수의 월가 펀드매니저들도 갑자기 주식 매수에 몸을 사리고 저가매수에 나서는 걸 멈추고 있다고 전했다. 2007~2009년 금융위기 때 떨어지는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은 주가의 반등이 아니라 추가 하락을 하염없이 지켜 봐야만 했고 결국 큰 손해를 입었다.

그는 최근 S&P500 종목 가운데 10퍼센트가 넘는 종목들이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들 떨어지는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지금 큰 손실을 입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매도 현상이 특정 종목에 국한되지 않고 증시 전반에 걸쳐 곳곳에 나타나고 설명했다. 먼저 석탄(coal)주가 떨어졌고 그 다음으로 구리(copper)주와 철광석(iron)주로 이어졌다. 떨어지는 이들 재료주를 샀던 투자자들은 지금 훨씬 더 떨어진 주가를 망연자실 바라만 보고 있다.

그 뒤 떨어지는 칼 현상은 오일(oil)주와 가스(gas)주로 전염됐다. 처음 유가가 배럴당 43불로 떨어졌을 때 많은 사람들이 오일관련주를 사들였고 주가의 반등을 기대했다. 그러나 유가가 다시 배럴당 43불로 내려온 지금 오일관련주는 그 당시보다 훨씬 더 하락해 있고 현재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가장 큰 위험한 주식으로 여겨지고 있는 상태다.

그 다음으로 전염된 건 철도(rail)주. 이들은 오일과 석탄, 철광석 등을 운반하는 수단이다. 그리고 매도 현상은 산업(industrial)주와 테크(tech)주에도 전염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달러 강세와 중국 증시 폭락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심지어 가장 안전하다고 여겼던 케이블(cable)주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주까지도 매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디즈니는 지난 4일 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9%나 폭락했고 비아컴도 5일 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14% 넘게 폭락했다.

이처럼 석탄주에서 산업주와 테크주, 심지어 안전하다고 여겼던 엔터테인먼트주까지 증시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매도 현상의 공통점은 이들 떨어지는 칼이 모두 저가 매수 기회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주가 반등을 기대하고 떨어지는 칼을 잡았던 투자자들은 현재 모두 큰 손해를 입고 있다.

결론적으로, 크레이머는 최근 증시 곳곳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매도(selloff) 전염 현상을 보면서 투자자들에게 현재 떨어지는 칼은 저가매수의 기회가 아니라며 절대로 잡으려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떨어지는 칼의 예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게LG전자(154,100원 ▲5,400 +3.63%)주식이다. LG전자 주가는 지난 4월27일 6만3400원 이후 그냥 죽 미끄러져 7일까지 모두 39% 하락했다. 그 사이 새로운 스마트폰 G4의 대대적인 출시도 있었지만 LG전자는 그야말로 떨어지는 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4개월 여동안LG전자(154,100원 ▲5,400 +3.63%)는 저가매수 기회를 부르짓은 애널리스트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주가 반등을 기대하고 중간중간 떨어지는 칼을 잡은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현재의 주가 수준은 지난 2003년 봄 이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그래도 떨어지는 칼을 잡아야 한다..." 크레이머의 경고에 불구하고 우량주를 헐값에 매수하려면 떨어지는 칼을 잡을 수 밖엔 없다. 다만 내가 잡은 뒤 더이상 떨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다.

/자료=google finance, 그래픽=김다나 디자이너
/자료=google finance, 그래픽=김다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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