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엔터도 '뚝심'이 필요하다

[기자수첩]엔터도 '뚝심'이 필요하다

김건우 기자
2016.04.04 06:35

"배우 기획사에도 R&D(연구개발)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습니다."

지난 2014년 7월. 나병준판타지오(342원 0%)대표는 코스닥에 입성하며 이같이 밝혔다. 당시만 해도 배우 기획사는 연습생을 발굴한 뒤 좋은 작품에 출연시키면 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또 수많은 배우 기획사들이 R&D 시스템을 외쳤던 터라 차별화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있었다.

나 대표는 기본을 뒤집으려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그는 '배우도 아이돌 가수로 데뷔할 수 있다'며 지난 2013년에 보이그룹 '서프라이즈'를 내놨다. 서프라이즈 멤버인 서강준과 강태오 등이 웹드라마 '방과 후 복불복'으로 먼저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다. 웹드라마가 지금은 신인 배우 등용문이지만 당시만 해도 개념조차 없었다.

R&D 시스템이라는 목표점을 향해 달려온 나 대표의 '뚝심'이 올해 들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 데뷔한 보이그룹 '아스트로' 멤버인 차은우는 중국 화책그룹 러브콜을 받았다. '프로듀스101'에서 3등을 차지한 최유정은 판타지오 소속이다. 판타지오는 여세를 몰아 서프라이즈 2기 멤버들을 모집 중이다.

물론 서프라이즈나 아스트로는 음원 차트에서 1위에 오르지는 못했다. 가수로서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판타지오가 외모는 출중하지만 가수로는 성공하기 힘들 것이란 배우 출신 가수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최대 한류시장인 중국에서 판타지오 시스템을 원하고 있다. 중국은 류더화(유덕화)와 궈푸청(곽부성) 등 매년 콘서트를 여는 가수 겸 배우가 많다. 아직 한국 배우들은 콘서트를 열지 못했지만, 앞으로 판타지오 소속 배우들이 중국에서 콘서트를 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섣부른 기대감은 이르다. 판타지오 주가는 아스트로 데뷔 후 100% 넘게 올랐다. 하지만 아스트로가 데뷔하는데 7년이라는 트레이닝 기간이 있었다. 연습생을 만능 엔터테이너로 키우기 위한 교육과 마케팅, 트렌드 분석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스트로 활동이 수익을 내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서강준도 '치즈인더트랩'으로 인정받기까지 3년이 걸렸다. 더군다나 경쟁 기획사들도 나 대표와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나 대표는 조급해 하지 않는다. 수년간 쌓아온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일 터. 나 대표의 뚝심이 한국 엔터산업에 어떤 새 바람을 몰고올지 궁금해진다. 뚝심 있는 나 대표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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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중견중소기업부 김건우 기자입니다. 스몰캡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엔터산업과 중소가전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궁금한 회사 및 제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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