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인 못지않은 코스닥 바이오

[기자수첩]코인 못지않은 코스닥 바이오

김주현 기자
2018.01.21 16:01

"신라젠 때문에 한동안 정신없었어요. 목표주가를 얼마로 잡아야 할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셀트리온이요? 지금 목표주가를 올리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전화벨이 울리면 한숨부터 난다는 제약·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의 말이다.

무술년 1월 주인공은 '셀트리온 3형제'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주가가 무섭게 올랐다. 1월 들어 10거래일 만에 코스닥 시총 1위 셀트리온 주가는 58%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 급등한 신라젠도 '버블'(거품)이냐 아니냐는 논란이 끝없이 나오고 있다.

새해 들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을 휩쓴 바이오주(株) 가속이 이어졌고 지난 16일 코스닥지수가 16년 만에 900선을 돌파했다.

문제는 미래가치를 반영하는 바이오 업종 특성상 실적으로 적정 주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신라젠 분석 보고서 중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한 곳도 없다.

셀트리온은 이미 목표주가를 넘어선 지 오래다. 분석이 무의미하게 주가가 오르자 애널리스트도 난색을 표명했다. 담당 애널리스트는 "밸류에이션으로 목표주가를 계산하는 것은 포기했다"며 "투자심리가 워낙 강해 주가 전망을 하기도 어렵다"고 털어놨다.

고점에 물린 개미 투자자도 속출했다. 지난주 노무라금융투자와 도이체방크가 셀트리온에 대해 부정적 리포트를 내면서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셀트리온 주가는 사상 최고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9.87% 하락했다. 셀트리온 주가에 펀더멘털보다 투자심리가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요즘 투자자들의 대화는 "내일도 오를까요? 지금이라도 살까요?"로 시작해 "언제 떨어질까요?"로 끝난다. 얼핏 대화를 들어보면 '코인' 얘기인지, 주식 얘기인지 헷갈릴 정도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에서 '비트코인' 만큼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것 같다"며 "테마에 편승한 단타 거래에 관심이 몰려 안타깝다"고 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은 바이오 주가 가속기가 아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합지수 KRX300, 벤처·코스닥 펀드 소득공제, 스케일업(Scale-up) 펀드 3000억원 조성 등을 골자로 한 이번 정책은 대형주, 중형주, 소형주로 수혜가 나눠 지게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정책 연착륙과 코스닥시장 체질개선이 맞물려 바이오주에 편중된 바람이 코스닥 전체로 확산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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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사회부 김주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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