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대통령 구인난]복지부·연금공단 외압행사가능…CIO에 인사권 없어 의사결정 소외되기도

"평소에는 독립성을 침해받는다고 보긴 어렵고 대부분 원칙대로 운용되죠. 그렇지만 (삼성물산처럼) 문제가 된 일부 사안은 위에서 결정사항을 밀고 들어오면 거부할 방법이 없어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고위직을 맡았던 한 인사의 지적이다. 그는 지난해 7월 강면욱 전 기금운용본부장 사퇴 이후 8개월째 공석인 본부장 후임을 구하지 못하는 것도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이 지켜지지 않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꼬집었다.
기금운용본부 조직구성을 보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밑에 CIO(최고투자책임자)인 기금운용본부장이 자리하고 있다. 투자 위험성을 심의하는 리스크관리위원장은 공단 이사장이 맡고 있고, 준법감시인 역시 공단 이사장 산하다.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는다.
국민 노후생활을 책임지는 연금운용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는 만큼 특정 1인의 판단에 맡기지 않고, 다양한 측면에서 견제를 가능토록 한 조직 구성이다.
하지만 견제 책임이 있는 복지부와 국민연금에서 행사하는 외압이 정작 문제라는 지적이다.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준법감시인실 동의 없이는 투자가 불가능한 만큼,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적인 투자판단보다는 상부의 정무적 판단이 우선할 수 있다고 한다.
기금운용본부 고위직을 지낸 또 다른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와 운용위원회가 별도 책임 아래 운영되다 보니 기금운용본부 밖에서 전체적인 운용방향이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투자 결정 속도가 늦춰지기도 하고, 내부 의견과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올 때도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장관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기금운용본부장의 권한 구분이 분명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국민연금법 제102조는 '기금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관리·운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복지부 장관이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운용을 위탁하는 구조지만 장관의 개입이 가능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적·지역적으로 민감한 투자 혹은 국가단위 투자 판단에 기금운용본부 밖 인사의 개입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금운용본부 내 각 실장의 인사권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갖고 있어 인사권을 통한 개입도 가능하다. 원칙상으론 공단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이 상의해 실장 인사를 단행하지만 공단 이사장의 영향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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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공단 이사장이 기금운용본부의 실장들을 따로 불러 지시하는 일이 허다하다"며 "CIO에게 100% 인사권이 없다 보니 이사장이 CIO를 통하지 않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그는 "복지부나 국민연금공단에서 의사결정을 강요하면 거부할 수단이 없는 만큼 의사결정과정의 투명성과 책임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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