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주식과세 제도로 FANG 배출한 美, 노후자금 만드는 日

[MT리포트]주식과세 제도로 FANG 배출한 美, 노후자금 만드는 日

김훈남 기자
2018.09.17 04:30

[투자자 울리는 누더기 과세]④주식·펀드·파생 등 손실합산 후 수익에만 과세, 이월공제도 뒷받침…주식시장 활성화 노린 미국, 노후자금 마련위한 일본 사례 참고해야

[편집자주] 저성장·고령화 시대. 투자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물가상승률을 밑도는 이자 수익만으로 '장수 리스크'를 대비할 수 없다. 주식과 채권, 금융상품에 장기분산 투자해야 하는데 현행 과세 체계는 투자를 장려하긴 커녕 발목을 잡는다. 세금 징수에 초점을 둔 탓에 손실 나도 세금 내는 일이 다반사다. 땜질식 과세로 편법을 부추기고 시장왜곡을 초래한다. 합리적이고 단순한 과세 체계를 마련해 노후 대비를 돕는 것이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도 부합한다. 현재 자본시장 과세의 문제점과 대안을 짚어본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과 일본은 주식과 펀드, 파생상품 투자로 거둔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물린다. 투자자산마다 다른 과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투자에서 발생한 손실과 이익을 합쳐(손익 통산) 개인이 벌어들인 최종 수익에 대해서만 과세를 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여기에 일정 기간 손실이 발생한 금액에 대해 세금을 공제하는 이월공제도 적용한다.

이 같은 투자자 중심의 과세체계를 통해 미국은 주식시장 활성화와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첫 알파벳) 등 대형 기술주를 키워냈고 일본은 저성장 시대의 소득증대와 고령화에 대비한 노후자산 형성의 중요 수단으로 활용했다. 혁신기업 성장과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미국은 주식과 펀드, 파생상품 등 자본이득에 대해 '총소득' 과세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손실분을 공제하고도 남은 이익을 손에 쥔 경우에만 과세를 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장기자본이득에 대해선 분리과세 후 우대세율을 적용하고, 자본손실 공제를 노린 가장매매 등 조세회피에 대한 규제수단을 마련했다.

미국이 자본손실을 공제하고 장기자본이득에 대해서 우대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다. 자본시장 효율성을 높여 시중자금을 끌어들이고, 자금이 기업으로 향하게 하는 선순환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최근 글로벌 증시의 핵심이 된 FANG 등 대형 혁신기업이 나오는데 이처럼 효율성 높은 과세제도가 한몫 했다.

우리나라와 같은 거래세 체계를 갖고 있던 일본은 일찌감치 찾아온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 체계로 전환했다. 경제가 고도 성장기를 지나가면서 더 이상 저축으로는 노후자금을 충분히 마련하기 어렵고 저출산-고령화의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일본은 1989년 4월 주식 양도세 전면과세로 과세체계를 전환하고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증권거래세를 폐지했다. 2003년부터는 장·단기 구분없이 20% 단일 세율로 과세하는 방식으로 통일했다.

주식 양도소득과 배당소득 간 손익을 합한 뒤 소득에만 과세하는 제도적 보완책도 마련하고 앞서 발생한 투자손실에 대해선 추후 투자이익 발생시 세금을 공제하는 이월공제 역시 3년간 적용토록 했다.

여기에 연간 120만엔 한도로 상장주식, 공모펀드 등에 투자 시 최대 10년간 양도·배당 소득에 세금을 물리지 않는 NISA(소액투자비과세계좌)를 통해 노후자산 형성을 꾀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주식시장 활성화를 통해 FANG같은 기업을 양성했고, 일본은 노후관리를 위한 과세를 택한 것"이라며 "혁신기업 성장과 소득주도 성장을 목표 삼은 우리나라는 양쪽 모두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투자대상 사이 손익 통산과 일정기간 이월공제가 허용되면 시중에 부동자금이 금융시장으로 들어올 것"이라며 "지하자금이나 부동산에 들어간 자금이 건전한 시장으로 물꼬를 터야 기업에도 자금이 흘러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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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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