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너무 올라 곱버스 샀더니…2일간 38% 폭락[서학픽]

반도체주 너무 올라 곱버스 샀더니…2일간 38% 폭락[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2.11.14 21:11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한 주간 어떤 미국 주식을 많이 사고 많이 팔았는지 분석해 소개합니다.

테슬라 주가가 200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서학개미들의 테슬라 매수세가 폭발했다. 기술주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자 기술주 상승 레버리지 펀드에도 돈이 몰렸다.

마침 지난 10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기술주가 지난주 후반 폭등했다. 서학개미들의 테슬라와 기술주 투자가 시의적절한 저가 매수로 보답을 받을지 주목된다.

다만 서학개미들은 기술주 중에서도 가장 수익률이 좋은 반도체주에 대해서는 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주 하락시 3배 수익을 얻는 인버스 펀드에도 매수세가 집중된 가운데 반도체주 급등이 계속되고 있어 단기간에 큰 폭의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예탹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2~8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3억1092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결제일 기준 11월7~11일)

이는 지난 5월18~24일 사이에 4억9895만달러를 순매수한 이후 5개월여만에 최대 규모다.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3억원이 넘는 매수 우위를 나타낸 지난 2~8일간 S&P500지수는 0.7% 하락했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테슬라는 16% 폭락했다.

두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의 벤치마크인 나스닥100지수는 2% 하락했다. TQQQ는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정방향으로 3배 추종한다.

지난 2~8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이 순매수한 테슬라 주식의 규모는 1억9715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이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의 전체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의 63%에 해당한다.

서학개미들은 특히 테슬라 주가가 200달러 밑에서 마감한 지난 7일과 8일에 각각 8322만달러와 7259만달러의 폭발적인 매수 우위를 보였다. 테슬라가 200달러 밑에서 거래를 마치기는 지난해 6월 이후 1년 5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서학개미들이 이같이 테슬라를 폭풍 매수한 것은 주가 200달러 미만은 확실한 저평가 영역이라고 믿기 때문으로 보인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9일 177.59달러까지 추락했다가 11일 195.97달러로 회복됐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2~8일 사이에 TQQQ를 두번째로 많은 9802만달러 순매수했다. 기술주가 전체 증시에 비해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자 저가라 판단하고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 10월14일 저점을 찍고 반등했지만 수익률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 10월 CPI가 발표되기 전날인 지난 9일까지 S&P500지수는 4.6% 올랐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0.3% 강보합에 그쳤다.

서학개미들의 기대대로 나스닥지수는 지난 10월 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미국 3대 지수 중 가장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틀간 나스닥지수는 9.4% 올랐고 S&P500지수는 6.5% 상승했다. 지난 10월14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상승률은 나스닥지수가 9.7%, S&P500지수가 11.4%다.

특이한 점은 지난 2~8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이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를 3번째로 많이 사들였다는 점이다. 서학개미들은 SOXS를 4814만달러 순매수했다.

SOXS는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한다. 대표적인 기술주인 반도체주가 하락할 때 3배 수익을 얻는 구조다.

서학개미들은 기술주 상승과 대표적인 기술주인 반도체주의 하락에 동시에 베팅한 것이다.

이같은 매매 패턴은 지난 2~8일 동안 서학개미들의 순매도 상위 종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 동안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를 가장 많은 5760만달러 순매도했다.

반면 순매도 2위 종목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따르는 인버스 펀드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였다. 서학개미들은 SQQQ를 4080만달러 순매도했다.

반도체주 상승시 수익을 얻는 펀드와 기술주 하락시 수익을 얻는 펀드를 함께 청산한 것이다.

서학개미들이 반도체주에 대해 강한 숏(매도) 포지션을 보인 이유는 최근 한달간 기술주 중에서도 유독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10월14일 바닥부터 지난 11일까지 27.4%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의 수익률 9.7%를 압도하는 것이다.

지난 10월14일 바닥부터 지난 10월 CPI 발표 전날인 지난 9일까지 상승률도 12.1%로 같은 기간 0.3% 오른 나스닥지수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높다.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주가 너무 올랐다고 판단해 하락에 베팅했지만 필라델피아 반도제지수는 지난 10일에도 10.2%, 11일에도 3.1% 급등하며 나스닥지수의 상승률(각각 7.3%, 1.9%)을 상회했다.

지난 2~8일 사이에 SOXS를 매수한 서학개미들은 애간장이 탈 노릇이다. SOXS는 지난 10일 31% 폭락했고 11일에도 10% 추락했다. 이틀간 하락률을 합하면 38%에 달한다.

서학개미들은 오는 16일 장 마감 후에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미국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도 1956만달러 순매도했다. 반면 AMD는 618만달러 순매수했다.

한편, 서학개미들은 지난달 실적 발표 후 급락세를 계속해온 아마존은 저평가됐다고 판단했는지 1467만달러 순매수했다.

이번주 미국 증시는 지난 10월 CPI 발표 후 2일간 이어진 기술주 주도의 랠리를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랠리를 촉발시킨 것은 CPI 하락에 속도가 붙으면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머지않아 종료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였다.

이와 관련해 이번주에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한 연준 인사들의 연설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지난 10월 CPI에 대한 연준 인사들의 판단과 향후 통회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에는 또 월마트와 타겟 등 소매업체들의 실적과 지난 10월 소매판매 발표가 예정돼 있어 미국 경제의 3분이 2를 차지하는 소비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경제가 내년에 침체에 빠질 것이란 의견이 많은 가운데 소비자들의 수요를 통해 경기 둔화 정도를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6일 장 마감 후에 공개되는 엔비디아의 실적도 중요하다. 최근 한달새 시장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익률을 보여온 반도체주의 다음 행보를 결정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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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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