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비, 전기차 판매 매년 37% 늘어야 공모가 가능...투자 주의

채비, 전기차 판매 매년 37% 늘어야 공모가 가능...투자 주의

김지훈 기자, 김경렬 기자
2026.03.15 10:46
채비의 전기차 신규 보급대수 시나리오/그래픽=이지혜
채비의 전기차 신규 보급대수 시나리오/그래픽=이지혜

전기차 속도조절론이 세계적으로 부상한 가운데 전기차 충전 인프라 업체 채비가 정부의 전기차 보급 목표를 사실상 완전히 맞춘 밸류에이션을 앞세워 IPO(기업공개)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신규 판매가 2028년까지 매년 37%씩 늘어날 것을 감안해 공모가를 산정해서다. 전망치보다 전기차 판매가 더딜 경우 이 회사의 실적이 크게 낮아질 수 있어 투자시 주의가 필요하단 의견도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채비는 2028년 추정 EBITDA(이자와 세금,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755억원)에 유사기업 EV(기업가치)/EBITDA 배수(21.4배)을 적용해 IPO 공모 희망가 1만2300~1만5300원을 산정했다.

2028년 추정 EBITDA 755억원은 대기환경보전법상 전기차 보급목표의 90%가 달성되는 상황을 가정해 채비가 마련한 '중립 시나리오'에서 나온 숫자다. 전기차 신규 판매가 2025년 21만대에서 2028년 55만대로 연평균 37%씩 늘어야 나올 수 있는 숫자다. 10%포인트만 낮아져도 EBITDA는 371억원으로 반토막 나는 구조다.

채비는 전기차 충전소 운영(CPO)과 충전기 제조(EVSE)를 영위하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이익미실현기업) 후보다. 2024년 연결 매출 851억원에 영업손실 276억원 규모다. 현금성 자산은 71억원이다.

채비의 상장 업무 공동 대표주관사는 KB증권과 삼성증권이다. KB증권과 같은 KB금융그룹 계열사인 KB자산운용이 조성한 사모펀드(케이비메자닌캐피탈제4호)가 채비 지분 516만주(10.82%)를 보유하고 있다. 상장 후 6개월이 지나면 자금회수가 가능한 구조다.

다만, 전기차 업황이 좋지 않은 점이 관건이다. 미국은 무공해차 판매의무 규제를 철폐했고, EU(유럽연합)는 2035년 내연기관 판매금지 시점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 전기차 신규 판매 대수도 2023년 15만4000대에서 2024년 14만대꺼자 2년 연속 역성장했다. 지난해 21만대로 반등했으나 자동차 업계에서는 글로벌 자국 산업 보호 기조 확산 등을 감안할 때 규제정책 유연성, 속도조절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자동차 산업계와 노동계는 정부의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에 대해 자동차 산업의 구조 조정과 대규모 고용 감소 등 심각한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고 촉구했다. 앞서 KAMA(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가 지난달 주최한 '주요국 자동차 환경규제·정책변화 동향 및 시사점' 토론회에서 강남훈 당시 KAMA 회장은 "최근 세계 주요국은 전기차 수요 부진과 산업 보호를 이유로 전동화 속도를 조절하며 현실적인 정책 노선으로 전환하는 추세"라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연계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규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산업계에 감당하기 어려운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KAMA 측이 제시한 신규 보급대수 시나리오와 관련, "(내연기관) 규제는 여러 유연성으로 달성할 수도 있으나, 전기차 보급 비중으로는 보수적 시나리오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순수 전기차로는 쉽지 않을것 같고 도전적 목표에 부합하려면 수요창출 정책이 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기차 보급 속도 조절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론)에 대해 채비는 "캐즘도 옛날이 되어가고 있다"며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누적 기준 전년 대비 52.4%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채비 측은 "정부가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정한 판매목표비율의 90% 수준만 달성함을 가정한 결과"라며 "시장 분위기와 비교하면 보수적 가정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정한 판매목표 비율에 20% 미달할 경우를 보수적 시나리오로 상정하면 공모가액에는 약 1000원의 변동 영향이 있다"면서도 "보급 목표의 90% 수준만 달성 시에는 자동차 판매자들이 연 2000억원 규모의 패널티(2028년 기준)를 부담하게 되며 그 규모는 매년 증가하게 된다. 그 비용은 내연차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결국 전기차 보급 목표가 달성되는 구조를 전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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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김경렬 기자

안녕하세요. 증권부 김경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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