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모바일 오피스' 시장규모 6조원 육박할듯..'제2 IT혁명 촉매제'
1000명이 넘는 영업직원을 고용한 회사가 사무실은 달랑 1개층. 가능할까.
보통이라면 불가능하지만 '모바일 오피스'가 구축됐다면 가능하다. 모바일 오피스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사무실 밖에서 회사 업무가 가능한 시스템을 말한다.
사무실 밖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많은 직원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외부에서 회사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재택근무까지도 가능하다. 회사는 효율성이 높아져 생산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사무실 공간 등에 필요한 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 영업직원이 아무리 많아도 사무실이 필요없는 셈이다.
많은 기업들이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하고 있다. 공공기관 중에서는 지난해 기상청이SK텔레콤(78,500원 ▲2,100 +2.75%)과 함께 유무선통합(FMC) 기반의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기상청 직원들은 관측소에서 수집한 기상정보를 휴대폰으로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도시철도공사는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구축한 대표적인 예다.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하기전 도시철도공사 직원은 시설물을 점검하기 위해 사다리 등 많은 도구를 챙겼지만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한 이후에는 휴대폰 하나로 모든 점검을 끝마칠 수 있게 됐다. 맹성용 도시철도공사 기술관리단 기술분석팀장은 "휴대폰에 시스템이 구축돼 있으니 휴대폰이 있는 곳이 바로 사무실"이라며 "앞으로는 컴퓨터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삼성증권과 대우증권 등 증권사도 잇따라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무실밖에서 e메일, 메신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관리도 가능하다. 특히 대우증권은 휴대폰 분실에 따른 고객정보의 외부유출을 막는 솔루션까지 개발하는 등 보안에 구멍이 뚫리지 않도록 했다.
기업들이 속속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하면서 관련 시장규모도 급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09년 2조90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국내 모바일 오피스 시장이 2014년 5조9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모바일 오피스는 스마트폰 FMC 융합IT 등의 신성장동력의 집합체인 만큼 국가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제2의 IT혁명'의 촉매제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KT(61,400원 ▲1,000 +1.66%)와 SK텔레콤, 통합LG텔레콤(15,640원 ▲110 +0.71%)등 통신사들도 바빠졌다. KT는 지난해 약 1만명 수준인 모바일 오피스 고객을 2012년까지 100만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2020년까지 산업생산성증대(IPE) 사업에서 20조원의 매출목표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에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의 '알파라이징(alpharising)'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IPE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통합 LG텔레콤은 160만개에 달하는 액세스포인트(AP)와 LG그룹이라는 배경을 활용하면 모바일 오피스 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FMC는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틀"이라며 "AP를 올해 연말까지 250만개 이상으로 늘려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바일 오피스 도입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최고경영자(CEO)가 모바일 오피스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보안 등 모바일 오피스 구축에 따른 부작용이 부각되면 아무리 IT친화적인 CEO도 선뜻 도입을 결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많은 돈을 모바일 오피스에 들이면 무엇이 좋아지는지 묻고 있다"며 "기존의 시스템을 교체할 만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오피스에 대한 기업들의 요구도 다양해지면서 통신사들도 내부 역량을 키울 필요가 커졌다. 예컨대 포스코는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하면서 휴대폰으로 풍수해 정보를 볼 수 있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광석 등 원자재를 배가 운반하기 때문인데 일반 기업들은 이를 통신사에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다.
CJ제일제당은 환율 정보를 요구하기도 했다. 환율이 밀가루 설탕 등의 수입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에서는 상식이나 통신업계에서는 생소한 요구일 수밖에 없다. 천세훈 SK텔레콤 기업사업부문 매니저는 "기업시장에서는 고객인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며 "통신전문가가 아닌 업종전문가가 되지 않는 한 고객의 요구를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
◇사례1=도시철도공사, 전직원 모니터링 요원
#기술관리소 소속 A씨는 아침에 사무실로 출근해 점검표를 들고 현장에 가서 시설물을 점검하고 오후 4시쯤 사무실로 복귀했다. 종이에 기록한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하기 위해서다. 자료를 입력하다 보면 퇴근시간이 지나기 일쑤다. 잘못 옮기거나 실수로 빠뜨리는 경우도 잦았다. 그러나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회사에서 스마트폰을 나눠준 덕분이다. 이제 A씨는 점검표 대신 스마트폰을 들고 현장에 나가 시설물을 점검한다. 자료입력을 위해 사무실에 들어갈 필요도 없어지니, 현장에서 바로 퇴근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현장으로 바로 출근할 때도 있다.
#역무원 B씨는 시설물이 고장난 것같아 고장접수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나름대로 자세히 설명했으나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진땀을 흘려야 했다. 몇십분을 설명하니 고장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이처럼 허무한 일을 겪지 않아도 된다. B씨가 갖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시설물의 바코드와 고장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 전송하면 고장신고가 바로 되기 때문이다.
#역장 C씨는 지하철이 지연 운행되자 초조해졌다. 승강장에 내려가 고객의 불편함을 직접 듣고 싶지만 안내 방송을 하려면 사무실을 지켜야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안내 방송이 가능해지니 언제든지 승강장에 내려올 수 있게 됐다. 다른 역에 있어도 안내방송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여간 편한 게 아니다.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한 이후에 도시철도공사의 업무환경은 이처럼 크게 변했다. 도시철도공사는 최근 유지보수시스템(UTIMS)을 KT의 와이브로/3G와 결합해 실시간으로 업무처리가 가능한 새로운 UTIMS를 구축했다. 여기에 들어간 비용은 단말기 비용과 통신비용을 포함해 5년간 102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도시철도공사가 5년간 직접적인 운영비용으로 절감할 수 있는 금액은 284억원에 달한다.
인력재배치를 통해 수익 사업에 진출하면 총 1100억원의 미래 혁신가치 창출도 가능하다. 또 고장 방지를 통한 안전·정시 운용으로 약 3242억원의 사회적 편익이 증대될 전망이다. 현장 점검후 사후 기록의 시설 정기점검 소요시간은 1시간에서 28분으로 단축됐다.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입력하니 정보 누락도 줄어들었다.
글과 말로 하던 프로세스가 바코드 촬영 등 사진과 동영상으로 처리하니 신고의 정확성이 향상됐다. 와이브로를 통한 무료 통화는 통화요금 절감으로 이어졌고 내부통화도 활성화됐다. 맹성용 도시철도공사 기술관리단 기술분석팀장은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한 이후 전직원이 시설 모니터링 요원이 될 수 있었다"며 "서비스 질과 지하철 안전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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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2=대우증권, 외부에서도 맞춤상담
#영업직원 A씨는 최근 회사에 출근하면서 한가지 버릇이 생겼다. 회사에서 나눠준 스마트폰에서 '일일점검'을 확인하는 것이다. 내가 관리하는 고객의 펀드나 대출 만기, 유상증자 청약 등 오늘 꼭 해야 할 일을 차분히 정리할 수 있다. 회사에 도착해서 확인해도 되지만 출근과 동시에 곳곳에서 오는 전화를 받다 보면 잊어버리기 일쑤다.
#영업직원 B씨는 고객을 만나기 위해 이동 중 다른 고객한테 전화를 받았다. 갑자기 돈이 필요해 보유 종목을 팔고 싶다며 의견을 묻는 전화다. 해당 종목에 대한 정보는 충분하지만 정작 현재 주가를 모른다. 예전엔 회사에 전화를 걸어 해당 종목의 주가가 얼마인지 물어봤지만 이제는 휴대폰만 켜면 현재 주가를 알 수 있다.
#지역본부장인 C씨는 최근 좋은 성과를 낸 지점을 방문하고 퇴근할 예정이다. 지점에 가보니 좋은 아이디어가 많았다. 내일 예정된 지점장과의 회의때 논의하고 싶어 간단한 내용을 휴대폰으로 지점장들에게만 보냈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9월 모바일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인 'DW 모바일 1.0'을 구축했다. 스마트폰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하고 직원들이 쓸 만한 기능도 없어 하루 평균 이용직원은 100여명 내외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달초 'DW 모바일 2.0'을 도입한 후 완전히 달라졌다. 영업직원은 물론 지역본부장까지 이용하면서 하루 평균 이용자는 1300명에 달한다. 모바일 오피스의 활용도가 높아진 것은 무엇보다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직원들의 니즈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관심종목과 현재가 확인은 증권사라면 꼭 필요한 기능이다. 메신저도 증권가에서 주로 쓰는 '미스리(MI3)'를 넣었다.
데스크톱PC에서 쓰는 하나의 프로그램에 얽매이지 않은 것도 성공 요인이다. 보통의 모바일 오피스의 기능인 인트라넷과 e메일은 물론 홈트레이닝시스템(HTS)과 고객관리(CRM) 프로그램인 ez매니저, 뉴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핵심 기능만 모아놓으니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임일헌 대우증권 IT센터 마케팅지원팀장은 "모바일 오피스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화기능과 이동성이 있지만 제한된 액정 크기를 가지고 있는 휴대폰의 특성을 적절히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