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작한 1단로켓 문제일 경우 3차 발사 가능
'우주강국'을 향한 우리의 도전은 다음 기회로 또 미뤄졌다.
발사 137초만에 폭발로 인해 추락한 것으로 보이는 '나로호'. 전남 고흥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에 있는 우리나라와 러시아 전문가들은 10일 나로호가 추락으로 발사에 실패하자, 추락 원인을 파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연료를 다 채운 나로호의 무게는 140톤에 달한다. 이 무거운 나로호가 지구를 출발해 위성2호를 제 궤도에 무사히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초속 8㎞(시속 2만8800㎞)로 날아야 한다. 1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동안 초속 8㎞까지 도달해야 하므로 나로호는 엄청나게 가속도를 내야 한다. 연료와 산화제를 가득 실은 추진체는 발사 25초만에 수직으로 900m를 상승해 각도를 바꿔 55초동안 음속으로 달린다. 이 과정에서 나로호 1단 추진체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페어링이 분리되기 전이다.
1단 추진체는 'URM'이라는 범용로켓모듈로, 러시아가 2011년 첫 발사 예정으로 개발한 '앙가라' 우주발사체에 쓰이는 것과 동일한 기종이다. 러시아의 크루니체프 우주센터가 설계했다. 'URM'에는 러시아 에네르고마시가 개발한 최신 엔진 'RD-191'이 탑재됐고, 나로호에는 이 엔진의 변형 모델로 추력을 낮춘 'RD-151'가 장착됐다.
러시아는 나로호 발사가 러시아의 차세대 우주발사체 프로젝트에도 중요한 시험장이 될 것이란 점에서 성공 여부에 큰 신경을 쏟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지난해 8월 25일 1차 발사 때부터 나로호 1단의 엔진과 추진체 모두 처음 쓰인다는 점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우려가 일었다.
지난해 나로호 1차 발사에서 1단 추진체가 2단을 목표 궤도에 올려놓으며 정상적으로 작동되면서 1단 추진체에 대한 논란은 종결됐다. 그러나 10일 나로호가 1단 연소구간에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성된 한·러 공동조사단은 실패원인을 규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1단 추진체의 오작동에 의한 실패로 규명될 경우에는 러시아가 책임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나로호 발사 계약에 2회 발사 후 조건부 3회 발사를 옵션으로 걸었다. 2번을 발사하는데 그 중 러시아가 담당하고 있는 1단 추진체로 인해 실패할 경우 러시아가 추가로 한번 더 발사에 참여하기로 계약했다.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과 함께 러시아와 계약조건도 따져봐야 한다. 1단 추진체가 원인이 아니라면 1단 추진체를 개발할 수 있는 국가와 다시 계약을 하거나 자체 개발해야 한다. 일단 전문가들은 이상징후가 생긴 시점이 아직 페어링도 분리되기 전이라는 점, 그리고 로켓이 내뿜는 화염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1단 로켓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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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발사를 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위성 2호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숙제도 있다. 당초 과학기술위성 2호를 2대 만들었는데, 1차와 2차 발사로 모두 소진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3차 발사시기는 1차에서 2차 사이의 기간보다 훨씬 더 길어질 전망이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는 대로 3차 발사를 준비하도록 할 것"이라며 "나로호의 성공을 위한 노력은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