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미디어렙'에 곤혹스런 방통위?

'SBS 미디어렙'에 곤혹스런 방통위?

강미선 기자
2011.11.01 08:00

무책임 국회 때문에 속은 타는데···"차라리 잘됐다, 중소방송지원책 모색 필요" 의견도

SBS(18,790원 ▼220 -1.16%)미디어홀딩스의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 설립으로 광고시장의 일대 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미디어렙법 국회통과가 3년째 표류하면서 방통위의 행정력은 힘을 잃었지만 방통위가 정책적으로 중소방송 지원에 적극 나서기도 부담스러운 처지기 때문이다.

31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SBS의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는 최근 광고판매 대행사 미디어 크리에이트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독자적인 광고 영업 준비를 마쳤다. 11월14일에는 광고판매 설명회도 열 예정이다.

SBS의 독자 광고영업은 종합편성채널 출범을 앞두고 이미 예상돼온 일이다. 연말 개국을 선언한 종편이 최근 광고설명회를 갖고 직접 영업에 뛰어들면서 업계가 사실상 각자 광고판매 체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SBS의 미디어렙 설립에 MBC도 자사 렙 설립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MBC는 소유형태는 공영방송이지만 재원은 광고에 의존하고 있다.

지상파와 종편 등 거대 언론들이 경쟁적으로 독자 광고영업에 뛰어들 경우 한정된 광고시장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중소방송이나 지역신문 등 취약매체다. 방통위가 지난 2008년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방송광고 독점판매가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은 이후 대체입법이 마련되기까지 지상파들에 "광고 계약을 코바코에 위임하라"는 행정권고를 내린 이유다.

하지만 SBS가 독자 미디어렙을 설립함에 따라 권고조치는 무용으로 돌아가게 됐다. 언론시민단체는 방통위가 행정적 권고를 재확인하고 각 방송사에게 다짐을 받아야한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미 종편이 12월 개국을 선언하고 광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가 방통위의 권고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

방통위 스스로도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행정권고는 강제성이 없어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제재할 수단이 없다"며 "행정권고 당시에는 (미디어렙) 입법이 금방 될 거 같았고, 종편이 나오기 이전이어서 방송사들이 독자적으로 광고 영업에 나설 다급한 이유도 없었기 때문에 지킨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방통위는 국회의 미디어렙 법안 통과를 기대하면서도 차선책으로 중소방송지원 방안도 마련 중이다. 물론 드러내놓고 추진하기는 난감하다. 중소방송지원책을 내놓을 경우 사실상 미디어렙 입법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SBS의 행보를 두고 방통위와 교감 없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정 신문사나 방송사 출신 의원들이 당론과 무관하게 해당 언론사 입장에서 법안을 관철하려한다는 비판이 나온지 오래다. 방통위가 무력한 상황에서 차라리 지상파 방송사의 이같은 움직임이 법안 처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근거에서다. 광고시장 혼탁 우려로 시민사회단체 등 여론의 압박이 거세지면, 국회가 어떤 식으로든 법안을 정립하지 않겠냐는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국회도 여야간 밀고 당기기를 하다가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가면 수를 내놓지 않겠냐"며 "다만 국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처리 갈등 등으로 법안처리가 늦어지는 사이 방송광고 시장이 만신창이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시민사회는 11월1일 목동 SBS앞에서 SBS미디어홀딩스의 자사렙 설립을 규탄하며 SBS상장폐지운동을 선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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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 기자

증권,굴뚝산업,유통(생활경제), IT모바일 취재를 거쳐 지금은 온라인,모바일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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