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국감]與野 "가계통신비 인하, 휴대전화 유통구조 혁파부터"(종합)
"퇴근폰, 회식폰, 월급폰을 아십니까?"
9일 여의도 국회 회의장에서 개최된 방송통신위원회 국감현장.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이재영 의원이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에게 던진 질문이다.
퇴근폰은 대리점에서 한대만 팔아도 그 인센티브로 퇴근할 수 있고, 회식폰은 한대만 팔면 그날 직원들 회식할 수 있고, 월급폰은 판매점 직원 수입이 월급에 버금간다는 신조어다. 이동통신 시장의 불투명한 유통 구조로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음을 은유적으로 꼬집은 것이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LTE(롱텀에볼루션) 요금제의 경우, 이통사 장려금이 높다보니 스마트폰 한대를 판매할 경우, 수십만원에서 이르는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이같은 유통 구조는 소비자들에게 높은 요금제를 가입하도록 유도하고, 마진이 남는 제품만을 강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재영 의원은 "이통사의 과열된 고객 유치경쟁은 소비자에 대한 혜택보다는 과소비를 조장하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며 "보조금 경쟁이 일부 유통망의 이익을 불러왔을 뿐,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19대 국회 개원 이후 처음 열린 이번 방통위 국정감사에선 가계통신비 절감방안으로 이동통신 유통구조와 관행을 혁신해야한다는 여야 의원들의 주문이 강도높게 제기됐다.
노웅래 의원(민주통합당)도 이날 국감자료를 통해 "이동통신 3사가 약 4만여개의 대리점과 판매점을 운영하면서 연간 투입되는 비용이 4조원에 달한다"며 "복잡한 유통구조를 50%만 개선해도 통신비의 8~9% 인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갤럭시S3 대란'을 계기로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을 규제해야한다는 질타도 쏟아졌다.
강동원 의원(민주통합당)이 방통위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지난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쓴 마케팅 비용만 무려 27조8239억원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동원 의원은 "보조금 지급제도를 폐지한다면 연간 6~7조원 수준의 원가절감으로 결국 소비자 부담을 결정적으로 덜어줄 요금인하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전병헌 의원도 "한 분기 3사 마케팅 비용이 1조원에 달하는 등 과도한 보조금 전쟁은 통신 이용자에게 비용부담만 가중시키는 행위"라며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해서는 단말기 제조사와 거대 대리점만 돈을 버는 구조를 혁파해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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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전 의원은 휴대폰 보조금을 출고가의 30%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10일 발의할 예정이다. 가령, 출고가가 100만원짜리 스마트폰의 경우, 이동통신사가 쓸 수 있는 휴대폰 보조금을 30만원선까지 묶겠다는 것.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휴대전화 보조금이 그 이상을 넘으면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2년 이하의 형사처벌까지 내릴 수 있도록 벌칙조항을 담고 있으며, 이용자들의 통신요금 고지서에서 단말기 할부대금을 아예 제외한다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
통신업계는 정치권의 휴대전화 유통구조 혁신에 대해 "일부 그럴듯 한 주장이지만 자율시장 경쟁체제에서 판촉비를 제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휴대폰 보조금 법적 규제와 관련해서는 "일단 휴대폰 보조금 상한액을 법으로 명문화할 경우, 업계간 출혈경쟁을 자제시키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편, 갤럭시S3 대란 이후 지난 9월 현장조사에 착수한 방통위는 이날 국감에서 "11월 초까지 보조금 조사를 마무리짓고, 12월 중 제재방안을 의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