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정부 5년을 책임질 각 정부부처의 윤곽이 잡혔다. 부처내, 부처간 업무조정작업과 국회 동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박근혜 당선인이 펼칠 정책컨트롤타워로써 미래창조과학부는 예상보다 더 큰 조직으로 출범하는 분위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기초과학에 관련된 R&D(연구개발) 업무부터 신성장동력 기획발굴, '컨텐츠(C)-서비스플랫폼(P)-네트워크(N)-단말기(D)' 전 분야를 아우르는 ICT(정보통신기술) 정책과 통신방송정책 등을 모두 관장한다. 4만여명의 우정사업본부도 지식경제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조직으로 옮겨간다.
부처 개편에는 인수위의 고심흔적이 여기저기서 읽힌다. "방통위 업무의 다수는 진흥과 규제를 명확히 분리하기 어렵다.", "문화부가 콘텐츠 육성을 잘해온데다 디지털 콘텐츠와 일반 콘텐츠 구분이 어렵다. 하지만 'CPND' 생태계를 위해 일부는 미래창조과학부로 보내야한다"는 식의 인수위원 발언들이 그 증거다.
이런 발언들은 'ICT 독임제 부처가 왜 불가능했을까'라는 생각을 더 들게 한다.
어차피 별도 차관이 각각의 영역을 책임진다. 특히, 청와대 비서실 조직은 인수위 관계자들이 미래창조과학부가 안고있는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와대 미래수석실에서는 과학기술, 정보통신방송, 기후관리 등 세 영역을 관장한다. 부처 조직으로는 과학과 ICT가 함께 하는데, 청와대에서는 과학을 따로,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로 쪼개지는 규제업무와 ICT진흥 업무를 도로 하나로 통합관리하는 구조다.
인수위가 업무분장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청와대 비서실 조직과 부처조직 운영모순점을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굳이 미래창조과학부라는 거대 부처를 만드는 이유는 뭘까. '목표의 절박성' 또는 '의지의 과잉'등으로 평가가 엇갈린다. '종합편성방송채널사용사업자' 정책이나 '정수장학회' 등을 포함한 MBC 사태 등 민감한 방송 현안 문제를 당선인의 얼굴로 인식되는 미래창조과학부에 붙일 수 없을테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결국 기초과학을 성장동력으로 직접 연계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실용에 가까운 ICT를 활용하되 정치적 이슈와는 분리하자는 판단인 셈이다.
방송통신 융합이나 진흥규제의 딜레마를 알면서도 부처 문패에 이름조차 걸치지 못한 채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야하는 ICT 신세는 그래서 더 답답하고 처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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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활시위는 당겨졌다. 정치의 영역으로 통하는 방송정책은 차치하더라도 이왕 해야하는 '성장동력 찾기'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후속조치가 중요하다.
우선 '적임자들'이다. 누가 미래창조과학부 초대 장관이 될지 모르지만 결코 혼자 할 수 없다. 과학과 ICT 영역의 초대 차관, 청와대 비서실 라인조차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이 삼각편대의 수장들은 전문성은 필수요건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안된다. 조직간 협력과 독자성을 잘 조율하는 판단력, 소프트웨어적인 마인드와 협상가적 기질을 갖춰야한다. 진흥과 규제가 한몸인 방송통신산업 특성상 미래창조과학부의 진흥정책과 방통위 규제업무간 조율도 필수라는 인식도 잊어서는 안된다. '조직을 떠나보내는' 방통위 상임위원들도 마찬가지다.
두번째는 역설적이지만 '실적 조급증'을 버려야한다.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부처라해서 5년내 대단한 작품을 만들어내야한다는 무게에 짓눌려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한다면 국가 R&D는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ICT 역시 당장 일자리와 경제성장이 중요하지만 대기업과 중소벤처 기업이 함께 생존할 수 있는, 그리고 다양한 후방산업이 꼬리를 물고 나올 수 있는 긴 안목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
'미래'와 '창조'는 아무리 똑똑한 집단이라해도 단기간내 성과를 낼 수 있는 쉬운 영역이 아니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