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과학문화사업 챙겨 볼 때다

[기자수첩]과학문화사업 챙겨 볼 때다

류준영 기자
2013.11.08 05:37

지난달초,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인간동력항공기대회'를 관전할 때다. 동력장치가 없는 비행기를 오직 사람의 힘만으로 지상을 활주해 이착륙하는 대회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에게 "비행기체가 추락할 때 조종사가 위험하지 않나요"라고 물었다. 설마했다. 돌아온 답은 "안전장치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으니 각자 조심해야 한다"였다.

조종사는 기체 이륙 직전 엄습하는 공포감에 프로펠러 페달을 밟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대부분 참여팀의 기체는 제대로 띄워보지도 못한 채 지상으로 꼬꾸라지기 일쑤였다. 안전장치라면 팀원들이 밑에서 잡아주는 게 유일하나 찰과상 등의 부상을 겪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고 항우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도 그나마 운이 좋은 경우에 속한다. 측면에서 돌풍이 불면 활주로를 벗어나면 손쓸 방법이 없다.

이 대회는 11개팀이 참여했지만 체공에 성공한 팀은 2팀 정도에 불과했다. 반나절 가량 하염없이 활주로만 지켜보던 관객과 따라 나선 응원팀은 맥빠진 분위기가 역력했다.

김 원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올해 첫 공식대회는 이렇게 흥행참패의 쓴맛을 봐야 했다. 대회장서 돌아가는 어린 학생들의 얼굴은 실망감으로 일그러졌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로부터 후원받은 7억원 예산도 별 성과없이 날렸다는 현장의 부정적 평가가 잇따랐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럽순방중 4대 국정기조의 하나인 '문화융성'을 강조했다. 특히 "창조적 상상력이 국가 발전의 자양분이 된다"고 거듭 강조해온 박 대통령에게 '과학문화융성'은 두말할 나위 없는 1순위일 것이다. 과학문화융성 주도는 새정부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몫이기도 하다. 하지만 허점이 많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래부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의 과학문화 확산 사업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또 운영·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는 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다. 미래부 해당 부서에 문의해 보니 "출연연 (과학문화 확산) 사업들을 모아 정리해 놓은 자료가 없다"고 했다. 과학문화 대중화에 첨병이 될 출연연들이 현 진행중인 과학문화사업에 문제가 없는지, 정말 효율적으로 운영은 하고 있는 지 당장 재검토해 볼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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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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