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읽는 책] 이불 여행 外

[아이와 함께 읽는 책] 이불 여행 外

김유진 기자
2015.12.19 07:34

딸깍! 하고 불이 꺼지면 남는 것은 어둠 뿐이지요.'이불 여행'은 엄마가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든 뒤 방에 남은 삼남매가 어둠 속에서 벌이는 스릴 넘치는 이야기입니다. 둘째 동생이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말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지요.

대낮에 혼자 불을 켜고 앉아 있어도 한번씩 등골이 오싹한 화장실을, 그것도 불이 다 꺼진 캄캄한 집 안을 지나서 가겠다니. 이 있을 수 없는 일 앞에서 첫째가 총대를 메지요. 세 남매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다같이 화장실에 가기로 합니다.

"무서워하지 마. 우리는 바다 속을 탐험하는 중이야." 든든한 첫째와 함께 화장실로 가는 길은 무서운 길이 아니라 재미있는 탐험의 길로 변신합니다. 이불은 잠수함이 되어 바다로 들어가고, 이글루가 돼 북극곰과 물개가 찾아오기도 하지요. 어둠을 무서워하는 아이라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을 수 있답니다.

'겨울 저녁'은 낮은 짧아지고 밤은 길어지는 겨울의 저녁에 대한 이야기에요. 하루가 저물면 하늘에는 자연의 불빛 축제가 펼쳐져요. 햇빛은 점점 사라지고, 그림자는 점점 길어지죠. 파랗고 노랗고 붉은 빛깔이 춤추듯 일렁이는 노을 속에서 한 아이가 수염이 긴 할아버지, 개와 함께 산책을 하는 모습으로 책은 시작돼요.

강가에 이르니 해가 더 저물기 시작하지요. 아이는 해가 지는 것이 아쉬워서 할아버지에게 귀여운 투정을 부립니다. 셋이 나란히 집으로 돌아갈 때쯤에는 퇴근하는 사람들과 장을 보러 가는 사람들로 거리가 북적입니다. 노을빛이 도시의 건물들 사이로 차츰차츰 물들어 가더니 어느새 온통 캄캄해져요. 햇빛이 사라지자 도시는 불을 켜고, 도시 곳곳이 반짝반짝 빛나게 됩니다.

칼데콧 상을 세 번이나 탄 유리 슐레비츠 작가는 이 책에서 어두운 밤을 밝히는 빛의 아름다움을 그림과 글로 잘 표현했어요. 특히 겨울철에만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의 흐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답니다. 건물 사이로 노을빛이 내렸다가 서서히 거리에 어둠이 깔리는 장면은 책을 읽는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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